미국은 베트남에 대형 경비함 양도…남중국해 中 견제 의도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러시아와 필리핀이 미국에 보란 듯 군사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유도탄 순양함 '바랴크'와 군수지원함 '페첸가'가 전날 나흘간의 일정으로 필리핀 마닐라에 입항했다.
러시아 군함의 필리핀 방문은 지난 1월 대잠수함 초계함 '애드미럴 트리뷰츠' 등 함정 2척이 입항한 이후 3개월 만에 또다시 이뤄졌다.
러시아 해군은 이번 방문 기간에 필리핀 해군과 각종 친선교류 활동을 벌이고 합동 훈련도 할 계획이다.
알렉세이 울랴넨코 바랴크호 함장은 이번 기항이 양국 해군의 협력 강화와 역내 안정 유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작년 6월 말 취임한 이후 친미 일변도의 외교노선을 버리고 중국, 러시아와의 경제·군사협력 의지를 보이자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러시아는 필리핀에 소형화기, 잠수함, 무인기(드론), 헬리콥터 등 신형 무기의 제공을 제안해 놓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는 5월 말 러시아를 처음으로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기 도입을 비롯해 방위·경제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11월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한 정을 사면 한 정을 공짜로 주는 조건으로 러시아산 소총을 판매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필리핀은 그동안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실시해 온 미국과의 합동 군사훈련을 작년 말부터 축소하고 훈련 목적도 테러 대응과 인도적 구호로 바꿨다.
한편 미국은 필리핀과의 군사동맹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겪는 베트남과 해양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대외 원조의 하나로 베트남에 중고 대형 경비함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경비함은 기관포와 항공감시 레이더 등을 장착하고 있으며 승조원 160명을 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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