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메모 보고도 부인할지 문후보가 직접 대답해야"(종합)

입력 2017-04-21 11:52   수정 2017-04-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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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메모 보고도 부인할지 문후보가 직접 대답해야"(종합)

기자들 만나 문답…"색깔문제 아닌 판단력과 진실성 문제"

北인권결의 표결시 '대북 사전문의' 부인한 문후보에 날세워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 표결 전 정부가 북한에 사전 문의를 한 정황을 담은 메모를 공개한 데 대해 "문 후보(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직접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21일 자신이 총장으로 있는 서울 삼청동 북한대학원대학교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에 물어본 것이 아니라 국정원에 북한의 태도를 판단해 보라고 지시한 것'이라는 문재인 후보(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의 입장에 대해 질문받자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송 전 장관은 "그것(자신이 공개한 메모)을 보고도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문 후보가 직접 대답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송 전 장관은 2007년 참여정부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 과정을 담을 자신의 회고록(빙하는 움직인다, 작년 10월 발간) 내용과 관련, 당시 정부가 표결에 앞서 확인한 북한의 입장을 담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문건을 이날 공개했다.

문건에는 "남측이 반(反)공화국 세력들의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은 북남 선언에 대한 공공연한 위반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등 북한의 입장이 들어 있다.

송 전 장관은 메모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여러 계기에 방송 등에서 제 책이 근본적으로 오류다, 틀렸다, 혼자만의 기억이고 타인의 기억과 다르다는 등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것처럼 묘사했다"며 "책을 쓴 사람으로서 사실관계에 기초했다는 것을 밝힐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고록이) 정치 문제로 비화됐는데 그 사건이 보수니 진보니하는 색깔 문제나 종북 문제와 연결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중요한 상황에서 국가의 일을 할 때 어떻게 판단하느냐 하는 문제와 사실관계를 호도하기 때문에 진실에 관한 문제"라며 "색깔과 정치 이념으로 보지 말고 판단력과 진실성에 관한 두 가지 측면에서 봐 달라"고 말했다.

이 말은 결국 북한인권결의 표결 당시 정부의 대응과 그에 대한 진실 공방에서 드러난 문 후보의 판단력 및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송 전 장관은 남북간의 협의 내용이 공개되면 남북대화를 못하게 된다는 더불어민주당 측 주장에 대해 "남북대화라는 것은 남과 북이 양쪽에서 같은 손잡이를 잡고 해야 대화가 된다"며 "북한이 칼자루를 쥐고 우리는 칼끝을 쥐고서 하는 남북대화는 지속력 있는 대화가 안 된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자신의 회고록 내용에 대해 "'대안적 진실'이라는 말이 요새 나오는데 진실은 대안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은 하나일 뿐"이라며 사실에 입각한 것임을 재차 주장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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