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파산 영향…해양수산개발원 "국적선사 성장 때까지 견디는 수밖에"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글로벌 선사들의 해운동맹이 아시아-북미, 아시아-유럽 등 기간 항로의 서비스를 늘리면서도 한국 항만 기항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7위의 한진해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환적화물 이탈과 국내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2M, CKYHE, G6, 오션3 등 4개였던 해운동맹이 4월부터 2M, 오션, 디얼라이언스 등 3개로 줄었다.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은 CKYHE의 주력 멤버였으나 청산됐고 현대상선은 G6에 속했다가 현재는 해운동맹에 가입하지 못하고 2M과 제휴관계를 맺는 데 그쳤다.
기존 4대 해운동맹의 기간 항로 서비스 수는 2M 19개, CKYHE 22개, G6 21개, 오션3 10개 등 총 64개였다.
재편 후에는 2M 23개, 오션 30개, 디얼라이언스 20개 등 74개로 늘었다.
이는 몸집을 키운 해운동맹들이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주된 이유다.
지난해보다 운임이 올라 선사들이 선복량을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21일 밝혔다.
하지만 부산항에 기항하는 서비스 수는 오히려 줄었다.
부산항은 31회에서 28회, 광양항은 5회에서 2회로 각각 줄었다.
반면 중국 상하이항은 46회에서 48회, 홍콩항은 26회에서 30회, 칭다오항은 19회에서 21회, 일본 도쿄항은 8회에서 9회, 싱가포르항은 21회에서 33회, 말레이시아 탄중펠레파스항은 6회에서 10회로 각각 늘었다.
해운동맹이 한국 항만 기항을 줄인 것은 한국 출발·도착 화물 188만개(20피트 컨테이너 기준), 3국간 화물 272만개에 이르는 막대한 물량을 처리했던 한진해운이 파산한 영향이 가장 크다.
또 새로운 해운동맹에 진입한 국적선사가 없다는 것도 외국선사들의 국내 항만 기항을 축소시킨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항만의 환적 물동량 감소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해양수산개발원은 전망했다.
부산항을 모항으로 이용했던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환적물동량은 2015년보다 3% 감소했고 올해는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선사들의 국내 항만 기항 감소는 국내 화주들의 운송 서비스 선택권을 제약하고 이는 수출화물의 운송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화물 운임의 상한선 역할을 했던 한진해운이 사라짐으로써 외국 선사들의 협상력이 높아져 수출화물 운임은 이미 중국 항만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로서는 해운동맹 재편이 국내 항만과 화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개발원은 현대상선과 이제 막 미주노선 서비스를 시작한 SM상선이 과거 한진해운이 했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할 때까지 어려움을 견뎌내는 것이 유일한 해결방안이라고 말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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