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곽명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핵심 측근실세로 꼽히는 일부 민간 고위 간부들의 군복 입은 모습이 최근 북한 매체에 잇달아 포착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를 방영하면서 홍영칠 노동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중장(별 2개) 계급장이 달린 군복을 입고 앉아 있는 모습을 내보냈다.
홍영칠은 김정은 체제 들어 등용된 몇 명 안 되는 신진 당 간부로,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부문 시찰에 동행하는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홍영칠이 당 고위 직책을 유지하면서 군복을 입은 것은 군수공업 부문에 다수를 차지하는 군 인력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복 차림으로 이들 인력의 업무를 독려하면서 김정은의 지시를 더욱 강력하게 집행해 나가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김정은의 '건축 브레인' 마원춘도 2014년 노동당 재정경리부 부부장 겸 설계실장에서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군복을 입었다. 그는 군 중장(별 2개) 계급을 단 군복을 받았었다. 과거 국방위원회가 군 조직 성격의 집행기관이었기 때문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민간인 출신 당 간부들에게 군복을 입도록 한 것은 이들의 지시가 곧 최고사령관의 명령처럼 집행되도록 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당의 요직에 있던 파악된 인물들을 군부에 파견해 유일 영도체계를 강화하는 데 일조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에서 군사 분야라는 특수성으로 리병철과 홍영칠이 군복을 입고 당과 군을 오가며 당 군수공업부문과 군사부문을 동시에 통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외에도 특별관리하는 당 간부들에게 군 계급을 부여해 상응하는 권위를 세워준 사례도 있다.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와 2013년 처형된 그의 남편 장성택 전 노동당 부장이 과거 대장 계급을 받은 것이 이런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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