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뽑기방 단속해보니 '5천원' 초과 상품 수두룩

입력 2017-04-22 07:11  

인형뽑기방 단속해보니 '5천원' 초과 상품 수두룩

10곳 중 1곳꼴로 적발…업주들 "현실 모르는 처사"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우후죽순 늘고 있는 인형뽑기방 10곳 중 1곳은 현행법상 불법에 해당하는 5천원 초과 상품을 경품으로 내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관련 법률에 따라 단속을 계속하고 있으나, 인형뽑기방 업주들은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며 반발하기도 한다.

22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형뽑기방은 전국적으로 1천500여 곳에 달한다. 1년 전 20여 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폭증'했다.

인형뽑기방이 우후죽순 늘어나자 경찰도 실태 파악에 나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0일부터 보름간 관내 인형뽑기방을 전수 조사하고, 전체 407곳에서 58건의 불법 사항을 적발했다.

경품 조건 위반(5천원 초과)이 45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업시간 위반(오전 9시∼오전 0시) 7건, 청소년 출입시간 위반(오전 9시∼오후 10시) 3건, 경품 종류 위반 2건, 게임기 실외설치 1건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은 인형뽑기 기계 안에 있는 상품을 조회해 5천원이 넘는 것으로 판단되면 업주를 형사 입건하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통보하는 식으로 단속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5천원을 초과하는 상품을 경품으로 내건 사례가 10곳 중 1곳꼴(11%)로 나왔다.

지난달 27일 오후 7시 20분께 경기도 수원시의 인형뽑기방 업주 A씨가 3만원 상당의 인형을 기계 안에 넣어 손님에게 경품으로 제공한 혐의(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입건됐다.

앞서 지난달 23일 오후 9시께에는 부천시의 인형뽑기방 업주 B씨가 '꽝'부터 10만원 상당의 상품 교환권이 담긴 통을 게임기 내에 진열했다가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이 외에도 R/C 자동차, 드론, 명품 라이터, 다용도 칼 등을 경품으로 넣어둔 업주들이 잇따라 적발됐다.




입건된 다수의 업주는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정품 인형을 사용하면 경품 가격인 5천원을 초과하고, 5천원 기준을 맞추려면 이른바 '짝퉁'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상표법 및 저작권법 위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업주들은 최근 단체행동도 불사하며 관련 법 개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인형뽑기방 업주들은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경품 고시 철폐를 위한 생존권 보장 총궐기대회'를 열어 "규제 일변도의 게임산업진흥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앞으로도 인형뽑기방의 불법 사항이 있으면 단속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세상에 이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는 등 반발하는 업주가 많아 난감할 때가 많다"며 "업주들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경찰관은 법에 정해진 대로 단속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k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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