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사퇴·洪-安과 단일화 요구 커질듯, 격론 예고
劉 "민주주의 훼손" 반발…'사퇴주장 명분없다'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동현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에 대해 당내에서 사퇴론이 제기된 상황에서 당 소속 의원들의 요구로 의원총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유 후보의 대선 레이스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바른정당이 흔들 하면서 최근 사실상 꺼져가던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나 비문(비문재인)·반문(반문재인) 연대도 다시 꿈틀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소속의원 16명으로부터 23일 오후 6시 의총 소집을 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총 33명의 소속의원 가운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16명의 의원이 의총 소집을 요구한 만큼 의총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23일은 오후 8시부터 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이 예정된 만큼 바른정당은 24일께 의총을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의 지지율이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어서 의총에서 유 후보의 자진 사퇴를 비롯해 보수 또는 중도 후보 단일화 등 다양한 요구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유 후보는 당내 경선 절차를 거쳐 스스로 선출한 후보인 만큼 지지율이 낮아도 유 후보의 의견대로 완주해야 한다는 의견과 낮은 지지율에 뚜렷한 변화가 없어 사퇴나 후보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혼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 이견이 혼재돼있고, 특히 유 후보 측 인사들의 반발이 커 의총이 열리더라도 쉽게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안 모색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며, 중도 또는 보수 후보 단일화, 반문 단일화 움직임이 다시 꿈틀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다소 빠지면서 반문 진영 간의 연대 가능성이 더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문 후보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오른 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전주보다 7%포인트 떨어진 30%에 그쳤다.
바른정당내 대안을 모색하는 의원들은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홍준표 후보와의 연대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인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유 후보에 대한 사퇴건의와 안철수 후보 지지 선언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한국당내 비박(비박근혜)와의 연대도 거론했다.
김재경 의원은 전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보수 후보 단일화가 시급하다"면서 "보수 후보를 자인하는 유승민, 홍준표 후보는 물론이고, 안철수 후보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단일화 논의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바른정당 의원 중) 이미 마음은 한국당에 와 있는 분들이 꽤 있다"면서 "제가 확인한 것은 7~8명 된다"고 주장, 바른정당 흔들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왔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후 그동안 유 후보 사퇴론이나 후보 단일화를 입에 올리는 것을 사실상 금기시해왔던 김무성 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
정치적 중량감이 큰 김 의원이 대안 모색을 주장하는 당내 목소리를 묶어내는데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경선을 통해 스스로 뽑은 후보에 대한 사퇴나 후보 단일화 요구는 명분을 찾기 어렵고,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며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에서 탈당해 창당한 바른정당의 창당 정신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나마 바른정당을 지지했던 지지층도 떠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유 후보의 완주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선거에서 지더라도 '의미있는 싸움'을 통해 국민의 당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이것이 대선 이후 바른정당의 미래에도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당사자인 유 후보의 완주 의지가 워낙 강해 당내 갈등만 키우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 후보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홍 후보나 안 후보와의 연대 또는 후보 단일화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연대 불가론을 거듭 밝히고, 일각에서 제기된 후보 사퇴론에 대해서도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유 후보는 의총이 열리면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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