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오는 25일 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을 맞아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5년, 10년 단위의 이른바 '꺾어지는 해'를 중시하는 북한은 4월에 들어서면서 올해가 김일성 생일 105주년, 군 창건 85주년이 되는 해라며 연일 의미를 부여했다.
이 때문에 세간에서는 북한이 김일성 생일(15일)을 맞아 6차 핵실험을 하거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감행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북한은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하고 신형 ICBM을 공개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평화적인 우주개발 권리'를 주장하며 '인공위성'을 빙자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내놨으나, 이 또한 빗나갔다.
다만 북한은 지난 16일 함경남도 신포 지역에서 중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수차례 거듭돼온 북한의 미사일 도발 행태를 봤을 때 미국을 크게 자극할만한 대형 도발은 아니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일성 생일에 열병식만 진행했다는 점에서 창군절인 25일을 전후해서는 실제적인 무력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이르면 25일 한반도 해역에 나타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핵실험 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만 있으면 언제든지 6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도록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실험 여부를 판단하는 미국 특수정찰기 WC-135(콘스턴트 피닉스)가 20일 동해 상공에 긴급 출격할 정도로 상황이 긴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창군절을 전후해 ICBM 시험발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앞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단계"라고 밝힌 만큼 김정은의 지시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이번 기념일을 계기로 ICBM 시험발사에 나설 수도 있는 것이다.
반면 북한이 중국의 고강도 압박과 미국의 경고에 부담을 느껴 정면돌파보다는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감행할 경우 그동안 북한을 향해 거듭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군사적 대응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중국은 중국대로 지금까지와는 달리 실제적이고 강도 높은 대북 경제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2일 "미국과 중국이 전례 없는 압박에 나선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핵실험이나 ICBM 발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미·중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과시하기 위해 중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저강도 도발은 할 수 있지만, 미·중이 정한 '레드라인'을 넘어설 대형 도발은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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