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같은 北압살용 대화 필요없어…美, 핵참화 각오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 관영매체가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 적대시 정책'을 버리지 않는 한 자신들도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은 조선의 전략적 지위를 바로 보고 분별 있게 처신해야 한다'는 제목의 개인 명의 논평에서 "지난 시기처럼 탁상공론으로만 끝나는 대화, 반(反)공화국 압살에 도용되는 대화는 백번, 천 번 해도 필요 없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이같이 천명했다.
논평은 1994년 제네바 북미기본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도 미국이 파기했다며 "조미(북미) 합의들의 정신을 깨끗이 말살해 버린 장본인, 정말로 신의 없는 불량배 국가, 진짜 협잡꾼은 다름 아닌 미국"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 대화 실패의 책임을 우리에게 떠미는 것은 우리와의 대화를 포기하고 제재 압박과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 저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제재가 '적대 행위' 단계를 벗어나 '전면전쟁'에 이르고 있다며 "적대세력의 침략에 정의의 성전으로 대답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정정당당한 권리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의 이 의지를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논평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당국자들이 정치 '초학도'라고 깎아내리면서 "우리와 대결하려면 미국 본토 전체가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비할 바 못 되는 상상할 수 없는 핵 참화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도발에는 정의의 조국통일 대전으로 대답해 나설 것이다'라는 제목의 또 다른 논평에서도 "감히 우리와 맞서겠다고 무분별하게 날뛰는 원수들은 오직 정의의 핵 몽둥이로 제압하여야 한다"며 위협했다.
이 논평은 "미국이 우리를 먹자고 칼을 물고 달려드는 조건에서 우리는 그 무엇에도 구속될 것이 없다"며 "침략전쟁 책동과 도발에 우리 식의 선제타격과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으로 대답하는 것은 그 누구도 시비할 수 없는 우리의 합법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현 상황을 미국의 '적대시정책' 책임으로 몰아가며, 자신들의 대응 권리를 강조한 것은 향후 추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용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오늘'은 지난 15일 열병식에 등장한 특수작전부대 군관을 내세워 "남반부는 물론 괌과 하와이 등 우리의 목표로 지정된 미제 침략군 기지들과 역적 도당의 본거지들을 초전박살낼 멸적의 의지가 끓어넘친다"며 호전적 언사를 늘어놨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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