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지는 美中관계에 흔들리는 '북중혈맹'

입력 2017-04-22 11:07   수정 2017-04-22 11:39

가까워지는 美中관계에 흔들리는 '북중혈맹'

백악관 "트럼프 '특이한 움직임' 발언은 北문제 해결 관련"

중국 내 '북한 포기론' 고개…北관영매체 中겨냥 비난논평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마라라고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손발을 맞춰가며 밀월관계를 자랑하자 '혈맹'을 자랑하던 북중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미중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양국 최고위층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신호를 북한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내보내며 협력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미중 밀월관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이례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원색적인 비난논평까지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치고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유례없는 협조'를 극찬한 직후 "바로 2∼3시간 전 매우 특이한 움직임(unusual move)이 있었다"며 중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중국의 협조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발언의 맥락상 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무엇인가 조처에 나섰음을 암시한 것으로 추측된다.

백악관도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 특이한 움직임에 대해 "그 문제(북한)와 관련해 도움이 되는 어떤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목도한 게 있다"고 밝혀 이 같은 추측에 무게가 실렸다.

중국 외교부도 지난 21일 정례브리핑에서 '특이한 움직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내가 단지 말할 수 있는 것은 미·중 양국이 최고위를 비롯한 각급 간에 깊이 있는 소통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미국이 중국의 관련 노력에 대해 더욱더 완전하게 인식하고 있고, 우리는 이에 대해 매우 기쁘고 위안이 된다"며 양국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은 이달 25일 북한 인민군 창건일을 계기로 6차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북한의 이상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는 한편 여러 채널로 북한에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북한산 석탄 수입 반송과 북한여행상품 판매 금지 등 최근 이뤄진 조치 외에도 중국군의 최첨단 폭격기 등 전략자산의 훈련 장면을 대외적으로 공개하거나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북한 내 인민군 이동을 감시하며 북중 접경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군과 당국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해외 언론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학계와 여론 등 중국 사회에서도 변화된 분위기에 맞춰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이 중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과의 관계를 재고해야 한다는 '북한 포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내 저명 역사학자인 선즈화(沈志華) 화둥사범대 교수는 최근 강연에서 "현 정세 아래서 오히려 북한은 중국의 잠재적 적국이며 한국이 우방"이라며 "중북간 전통적 관계를 재고해야 한다"고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 다음 날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도 "북한의 계속된 도발은 미국에 사드 배치 명분을 준다"는 게시글과 함께 '북한 포기론'(棄朝論), '북한 붕괴론'(望朝有論) 등 키워드가 곳곳에서 등장했다.

북한은 미국과 중국이 손 잡고 압박을 가하자 혈맹국인 중국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1일 '남의 장단에 춤을 추기가 그리도 좋은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중국이 미국에 협조에 북한 압박을 지속하면 북중관계가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우리 주변국'이라는 호칭을 사용해 중국을 암시했다.

논평은 "최근 우리 주변국에서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 수역에 전례 없이 방대한 전략자산들을 끌어들이면서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는 데 대해서는 말 한마디 못하고 그에 대처한 우리의 자위적 조치들과 관련하여서는 '필요한 조치'요, '전환적 수준의 반응'이요 뭐요 하면서 우리를 어째 보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하는 말들이 튀여나오고 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논평은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여러 차례 언급한 북한의 6차 핵실험 시 원유 중단 등 강력한 대북제재가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도 언급하며 "우리에 대한 경제제재에 매여달린다면 우리의 적들로부터는 박수갈채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우리와의 관계에 미칠 파국적 후과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북중관계가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내에서 북한을 포기하자는 북한 포기론 등 기존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주류적인 시각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미중 관계가 이전보다 확실히 가까워졌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변화된 미중관계는 북한을 충분히 불안하게 만들 수 있고, 북중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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