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산(山)의 화가'로 불리는 박고석(1917∼2002)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시대별 대표작들을 볼 수 있는 전시가 25일부터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열린다.
1930년대 일본에서 유학하던 그는 광복 후 귀국해 신문사 문화부 기자와 고등학교 미술 교사로 일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부산으로 피난해 이중섭 등과 함께 작품 활동을 했다. 이 시기 작품들은 굵고 거친 윤곽선과 표현주의 경향이 두드러진다.
1953년 휴전과 함께 서울로 돌아온 작가는 1957년 유영국, 한묵 등과 함께 모던아트협회를 창립해 활동하며 한동안 추상을 시도하다 1968년 산행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산을 소재로 한 작품을 시작했다.
전국의 명산을 직접 오르며 그린 '산' 시리즈는 두꺼운 마티에르에 강렬한 색채 대비가 특징이다.
미술평론가 오광수(뮤지엄 산 관장)는 "박고석만큼 산이 사람이 되고 사람이 산이 되는 경지는 없을 것"이라면서 "바라보는 대상으로서 산을 그린다기보다는 산과 일체가 되는 경치, 인간과 자연이 분화되지 않고 일체화되는 경지에서 그의 산 그림의 본령을 엿볼 수 있다고 본다"고 평했다.
전시에는 '산' 시리즈를 중심으로 부산 피난 시절 작품과 이후 추상 작품, 수채화, 드로잉까지 40여 점이 나온다.
이번 전시는 박 화백의 부인인 김순자 여사 등 유족과 현대화랑 뿐 아니라 고인과 생전 인연을 맺었던 샘터화랑과 가람화랑, 부산 공간화랑 등 갤러리 대표들, 오광수 관장과 서성록 안동대 교수 등 미술평론가들이 합심해 작품을 모은 전시다.
전시는 5월23일까지 이어진다. 5월1일에는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박고석의 예술 세계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다.
전시를 계기로 유화 80여점과 수채화, 삽화 등 작품 200여점을 정리한 국·영문 화집(마로니에북스 펴냄)도 나왔다. 오광수 관장과 고은 시인, 김이순 홍익대 교수, 서성록 교수, 사진가 강운구, 제자 차동채 씨가 글을 썼다. ☎ 02-2287-3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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