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출발해 충북 유세 거쳐 서울역광장서 '서울대첩' 거점 유세
영남권 보수층 결집 흐름에 고무…수도권 보수층 공략에 총력전
이순삼 여사 "남편, 빨래도 설거지도 잘 한다"…세탁기 퍼포먼스도
(청주·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22일 대구·경북(TK)에서 출발해 '중원'인 충북을 거쳐 서울까지 잇는 'L'자 동선을 선보였다.
TK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지지율에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되자 영남권발(發) 동남풍을 북상(北上)시켜 북서풍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전날 포항·경주·영천 등 경북지역을 방문했던 홍 후보는 대구에서 숙박 후 이날 오전 충북지역을 찾았다.
홍 후보의 충청권 방문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두 번째다. 닷새 전인 지난 17일에는 대전·충남지역을 방문했었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오송역 광장에서 충북 공약으로 ▲오송역 광역복합환승센터 건립 ▲서울∼세종고속도로 청주시 경유 ▲중부내륙선 철도 복선화 및 수도권 전철화 ▲충북 산림 휴양밸리 조성 등을 발표했다.
또 홍 후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지지했던 반사모 회원들과 성안길 인근 카페에서 제2경부 고속도로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차담을 나눈 뒤 충북 거점유세를 펼쳤다.
홍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를 비롯해 우리 당을 주도하는 분들은 전부 충청도 분들"이라며 "영남-충청권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충북을 방문했다"라고 밝혔다.
이후 홍 후보는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될 거점유세를 위해 귀경했다. 한국당은 이 유세를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서울대첩'이라고 이름 붙였다.
마이크를 잡은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치투쟁에서 우리 우파들이 진 것이다", "지난 겨울 엄동설한에 태극기를 들고 대한문에 모이신 분들의 마음을 안다" 등의 발언으로 수도권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안보관을 비판하며 "1번 후보는 김정은, 2번은 홍준표, 3번은 박지원"이라고 규정한 뒤 "5월9일 선거는 단순한 대선이 아니라 이 나라의 체제를 선택하는 날"이라며 표심을 호소했다.
특히 이날 유세현장에는 홍 후보의 부인 이순삼 여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근 홍 후보의 성차별 발언 논란을 의식한 듯 홍 후보의 집안일을 묻는 이철우 사무총장의 질문에 "(남편이) 빨리도 잘 하고 설거지도 잘 한다"고 답했으며, 무대 위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홍준표 세탁기' 퍼포먼스도 눈길을 끌었다. 홍 후보는 '가짜 안보', '친북 좌파', '강성귀족노조'라고 적힌 티셔츠를 세탁기 안에 넣으며 그동안 강조했던 국가대개혁과 적폐청산의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전날과 이날 홍 후보가 걸어온 동선에는 한국당이 이번 5·9대선에 임하는 전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흩어졌던 보수층 표심을 보수의 심장부인 TK에서부터 집결한 뒤, 그 여세를 수도권까지 연결짓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전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18∼20일 전국 성인 1천4명 대상, 신뢰수준 95%±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홍 후보의 TK 지지율은 지난주 8%에서 이번 주 26%로 치솟았다.
이에 홍 후보는 TK에서의 '집토끼 단속' 행보가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판단 하에 '동남풍'을 수도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전략적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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