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 주의 영유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인도와 중국이 이번엔 이 지역의 지명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현재 인도가 통치하는 이 지역 6곳에 대해 자체 지명을 선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https://img.yonhapnews.co.kr/photo/etc/af/2017/04/07//PAF20170407251301034_P2.jpg)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민정부(행정자치부에 해당)는 지난 14일 중국이 짱난(藏南·남티베트)이라고 부르는 아루나찰프라데시 주 내 6개 지역의 중국식 지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인도가 '다포리조'라고 부르는 곳을 '밀라리'로, '어퍼 시앙 디스트릭트'라고 부르는 곳을 '초이뎅가르보리'로 부르기로 했다.
이 신문은 중국 내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이 지명들은 과거부터 존재했지만 공식화되지 않았을 뿐"이라며 "지명 제정은 짱난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토주권을 재확인하려는 조치"라고 전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짱난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역사적·행정적 근거가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지역의 명칭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http://img.yonhapnews.co.kr/photo/ap/2017/04/10//PAP20170410144901034_P2.jpg)
이에 대해 고팔 바글라이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이름을 붙인다고 불법적인 영유권 주장이 합법화하지는 않는다"면서 "아루나찰프라데시는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인도의 불가결한 일부"라고 말해 중국의 조치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여러 인도 언론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중국이 '분리주의자'로 주장하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최근 아루나찰프라데시 주 정부 초청으로 이 지역을 방문한 데 대한 보복으로 해석했다.
중국 외교부는 달라이 라마가 이달 초 아루나찰프라데시를 방문하자 지난 6일 중국 주재 인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했으며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를 엄중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과거 영국을 식민통치하던 영국은 1914년 티베트와 '심라 조약'을 체결해 티베트 남부 지역을 영국령 인도의 영토로 하는 '맥마흔 라인'을 국경선으로 정했다.
하지만 중국은 심라 조약과 맥마흔 라인을 인정하지 않으며 아루나찰프라데시 9만㎢를 자국 영토로 주장하고 있다.
양국은 이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렀지만, 아직 국경을 획정하지 못하고 실질통제선(LAC)을 설정해 사실상 국경으로 운용하고 있다.
![](http://img.yonhapnews.co.kr/photo/etc/af/2017/04/10//PAF20170410134001034_P2.jpg)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