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150m 달아나 종적 싹 감춰…농협 총기강도 공범 있나

입력 2017-04-22 16:15  

자전거로 150m 달아나 종적 싹 감춰…농협 총기강도 공범 있나

3일째 행방 묘연…공범 차에 자전거 싣고 달아났을 수도

경찰 범행 전 휴대전화 통화 주목…"모든 가능성 수사 중"



(경산=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권총으로 위협해 4분 만에 현금 1천5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경산 자인농협 강도 행방이 3일째 묘연하자 도피를 도운 공범 존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범인은 지난 20일 오전 11시께 자전거를 타고 자인농협 하남지점 주변으로 와 오전 11시 24분까지 2차례 지점 안 상황 등을 살폈다.

당시에도 모자, 넥워머, 안경으로 얼굴 대부분을 가렸고 양손에는 장갑을 꼈다. 또 지점 옆에 한동안 머물며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먼 곳을 바라보던 모습도 드러났다.

범인은 30여분 뒤인 오전 11시 55분 45구경 권총을 들고 하남지점에 침입했다.

총알 1발을 실제 쏘는 등 단 4분 만에 직원 3명을 모두 제압한 뒤 현금 1천563만원을 담은 자루를 들고 달아났다.

그 전에 직원들을 창구 뒤편 금고에 가뒀다. 면 단위 소규모 농협이라 청원경찰은 없었다.

용의자는 지점을 빠져나와 자전거를 타고 인적이 드문 농로를 선택해 달아났다.

경찰이 마을 폐쇄회로(CC)TV, 농협 주변 자동차에 있는 블랙박스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범인은 하남지점에서 150m 정도 떨어진 작은 하천인 오목천 쪽으로 간 것까지 확인했다.

그 뒤 행방은 지금까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드론, 경력 등을 동원해 사건 현장 주변을 수색했으나 도주에 사용한 자전거는 찾지 못했다.

범행 당시 장갑을 낀 까닭에 하남지점에는 지문 한 점 나오지 않았다. 사건 현장에서 탄피와 탄두를 수거했을 뿐이다.

범인을 봤다는 제보 전화 20여통을 받아 인근 주민, 기업체 등을 탐문하고 통신수사도 벌였으나 뚜렷한 소득은 없었다.

상황이 이렇자 경찰은 공범 존재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휴대전화로 누군가에게 범행 시작 시각을 알려주고, 도주 과정에 미리 만나기로 약속한 곳에서 공범이 몰고온 차를 타고 달아났을 수 있다고 본다.

자전거는 차에 싣고 갔거나 인근 하천, 저수지 등에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 여부 등 모든 상황을 가정해 수사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검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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