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살아났다지만…초과이익환수제로 단지 간 희비

입력 2017-04-23 07:01   수정 2017-04-24 05:41

강남 재건축 살아났다지만…초과이익환수제로 단지 간 희비

개포주공·둔촌주공 웃고, 잠실주공5·대치은마·반포주공은 눈물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봄 이사철을 맞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지지만,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여부에 따라 강남권 단지 간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에도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단지는 가격이나 거래량 모두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가능성이 큰 단지는 주춤한 분위기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 1인당 얻는 개발이익이 3천만 원을 넘으면 그 이상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발이익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올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않는 재건축 단지에 내년부터 적용되는데 집값 전망에 따라 적게는 수백만원대부터 많게는 억대의 부담금이 나올 수 있어 재건축 단지마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는 오는 6월께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4단지는 이르면 6∼7월에는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해갈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개포주공은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직후 1억원 남짓 떨어졌던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꾸준히 오르면서 이달 중순 현재 이전 고점을 완전히 회복한 상태다.

이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35.64㎡는 지난달까지 8억8천만∼8억9천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달 중순 현재 시세가 9억1천만∼9억2천만원으로 한 달 새 3천만원가량 오르며 역대 최고 시세를 보인다.

개포동 N공인 대표는 "올해 들어 한 주에 5건 정도 이뤄지던 거래가 이달 10일 전후로 10여건으로 늘었고 가격도 지난달보다 평균 2천만∼3천만원 올랐다"며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매수 대기자가 늘고 문의도 끊이지 않아 당분간 가격도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달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둔 강동구 둔촌주공도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최근 2달간 가격이 평균 1천만∼2천만원 오르고 매도인들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둔촌주공 3단지 전용면적 96.75㎡의 경우 지난달 8억9천만원대에 거래됐으나 이달 현재 9억1천5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며 지난달보다 2천500만원가량 올랐다.

둔촌주공 1단지 전용면적 50.84㎡는 지난달 7억7천만∼7억8천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달 현재 8억1천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넘어섰다.

둔촌동 D공인 대표는 "매수 대기자는 넘치는데 집주인은 내놨던 물건도 거둬들이면서 매물이 없어 거래가 안 된다"며 "불경기에 대출규제, 대선 정국까지 겹쳤는데도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는 걸 보면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가는 단지여서 그런 모양"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이더라도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가능성이 큰 곳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재건축 초기 단계로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어려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1·3 대책 이후 떨어졌던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꾸준히 올랐지만, 지난달부터 가격 상승세가 멈췄고 거래도 주춤해졌다.

인근 E공인 관계자는 "은마 전용면적 84.43㎡는 11·3 대책 이전 13억5천만∼14억원에 거래되다 대책 이후 급락했으나 올해 들어 급매물 위주로 팔리기 시작해 현재 13억6천만원대까지 회복됐다"면서도 "지난달부터 매수 대기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주춤하고 가격도 그대로"라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아파트값이 오르고 거래도 꾸준했던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는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 가능성이 멀어지면서 이달 들어 주춤한 분위기다.

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112㎡의 시세는 지난달 14억8천만∼14억9천만원에서 이달 현재 15억500만원으로 1천500만원가량 올랐다.

그러나 지난 2월 15건, 지난달 12건이었던 거래량은 이달 현재 5건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시세보다 1천만∼2천만원 낮춰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동 J공인 관계자는 "이달은 지난달보다 가격이 그리 많이 오르지 않고 매수 문의도 많이 뜸해졌다"며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가능하냐는 문의 전화는 오는데 매수 대기자들도 아무래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72.51㎡는 현재 시세가 15억3천만∼16억원, 전용 84.62㎡는 24억5천만∼26억원으로 11·3 대책 이전 가격대를 거의 회복했지만 거래는 뜸하다는 게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11·3 대책 이후 거래가 안 되다가 2월 재건축정비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가 통과되면서 아파트값이 반짝 올랐는데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며 "매수 문의도 거의 없고 매물도 별로 없다. 매수 대기자들은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될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가능성이 큰 단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가격 조정, 거래량 둔화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은행 박원갑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이 확실시되는 단지들은 연말로 갈수록 가격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아무래도 위험 부담도 커지는 만큼 매수 대기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량도 둔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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