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승리하고 멋지게 인터뷰하고 싶었는데…기록 지속하도록 열심히"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팀이 승리하고, 멋지게 인터뷰하고 싶었는데…."
대기록을 달성한 날, 김태균(35·한화 이글스)의 표정은 무척 어두웠다.
김태균은 22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의 방문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0-4로 뒤진 4회 초 무사 1루, 상대 선발 정성곤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3루수 옆을 뚫는 좌전 안타를 쳤다.
KBO리그 최다 연속경기 출루 기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8월 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시작한 출루 행진이 단 한 경기도 끊기지 않고 64경기째 이어졌다.
김태균은 이 안타로 펠릭스 호세(전 롯데 자이언츠)의 63경기 연속출루 기록을 넘어섰다.
호세는 2001년 6월 17일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62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고, 2006년 롯데로 복귀해 그해 4월 8일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개막전에서 출루해 기록을 63경기로 늘렸다.
김태균은 64경기로 한 발 더 나아갔다.
기록을 달성한 뒤에도 안타 3개를 치며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날 한화는 kt와 난타전 끝에 9-11로 역전패했다.
경기 뒤 만난 김태균은 "팀이 졌다. 기록 달성을 기뻐할 수 없는 날"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경기라 후회는 덜하다.
김태균은 "어제까지만 해도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 그러나 타이기록을 만들었는데 오늘 기록이 중단해 신기록을 세우지 못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평소보다 더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매 타석 출루를 위해 노력했다. 이 부분은 자부심을 느낀다.
김태균은 "64경기 동안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도 꼭 출루하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섰고, 한 번은 출루했다. 그런 부분은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에 오르기 전, 김태균은 "아직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 기록이 오래 지속하도록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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