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16일 기권결정 증명" vs 宋 "文이 北반응 기다리자 해"(종합2보)

입력 2017-04-23 19:46   수정 2017-04-23 19:47

文측 "16일 기권결정 증명" vs 宋 "文이 北반응 기다리자 해"(종합2보)

文측 자료 공개 "16일에 VIP가 기권으로 정리…이후 대북 통지"

송민순 "최종결정은 20일…마지막까지 文이 관여"

국민의당·바른정당 "文 거짓말 확인"…국정원 "NCND"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23일 2007년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 표결 전인 11월 16일에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기권을 이미 결정했다는 내용이라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이로써 송민순 전 장관이 주장한 '16일에 결론이 나지 않아 이후 북한의 의견을 물었다'는 주장이 성립하지 않게 됐다고 문 후보 측은 주장했다.

그러나 송 전 장관은 "20일에도 문 후보가 '북한 반응을 보고 결정하자'는 입장을 내는 등, 최종 결정은 20일에야 이뤄졌다"고 응수해 진실공방 양상이 벌어졌다.

문 후보 대변인인 김경수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 11월 16일 노 대통령 주재 관저회의 자료 발췌본 ▲ 11월 18일 청와대 서별관회의 외교안보 간담회 배석자의 기록 ▲ 11월 18일 외교안보 간담회에서 논의된 대북 통지문의 주요 내용 등 3가지 자료를 공개했다.

우선 11월 16일 안보정책조정회의에 배석한 당시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었던 김경수 의원 메모에 따르면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이번에는 기권하는 것으로 하자"고 정리했다.

11월 18일 자료는 회의에 배석했던 박선원 당시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의 기록으로, 이 자리에서 백종천 당시 안보실장이 "지난 11월 15일 조정회의에서 이견이 갈려서 16일 VIP께 보고드렸으나, 의견이 갈려서 기권으로 VIP께서 정리"라고 말한 것으로 적혀 있다.

김 의원은 "11월 16일 노 대통령은 결의안 기권을 결정했고 18일 회의에서 16일 노 대통령이 기권을 결정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며 "문 후보가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 여부를 결정했다는 주장이 명백한 허위사실임이 입증된다"고 말했다.

세 번째 자료로 제시된 11월 18일 간담회에서 논의된 대북 통지문을 요약하면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하든지 남북 간의 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임'이라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이런 내용의 통지문이 11월 19일 북한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상의 자료에서 인권결의안 논란의 핵심쟁점이었던 '문 후보가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을 결정했다'는 허위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과정에서 문 후보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 전 장관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면서 표결 방침이 20일에야 결정이 났으며 그 직전까지 문 후보가 관여해 논의가 진행됐다고 거듭 반박했다.

송 전 장관은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07년) 11월 16일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기권 쪽으로 정해졌을 수 있지만 당시 주무장관이었던 내가 반대하며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친서까지 보냈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11월 20일 당시 청와대에서 관계관이 유엔주재 대표부에서 온 (한국의 인권결의안 찬성에 북한이 극렬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보고서대로 '찬성'하자고 했더니 문 실장(문재인)은 '남북채널의 반응이 중요하니 함께 보고 결정하자'고 했다"며 자신이 이 같은 내용을 당시 청와대 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송 전 장관은 "그런 의논이 있은 뒤 약 1시간 후 북한의 메시지(결의안 찬성에 강하게 반대하는 내용)가 서울을 통해 싱가포르로 전달됐고 그때 기권으로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 등에서도 문 후보 측의 자료 공개로 의혹이 해명된 것은 아니며, 오히려 거짓말 의혹만 깊어졌다고 공세를 폈다.

국민의당 선대위 김유정 대변인은 "오늘 민주당이 발표한 자료는 북에 물어봤다는 사실을 뒤집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공개된 문건과 발언들을 종합해보면 결국 북한에 물어봤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문 후보의 수차례 말 바꾸기와 거짓말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바른정당 선대위 지상욱 대변인단장도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자료 공개는) 문 후보의 거짓말을 입증할 뿐"이라며 "민주당은 송민순의 주장을 진실게임으로 몰고 가 논점을 흐트러뜨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대변인단장은 "우리는 (문 후보 측이 공개한) 자료의 출처와 종합성 등도 판단할 수 없다"며 "이렇게 되면 국민은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국정감사 때 이미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라고 밝혔다. 이 입장에서 변한 게 없다"고 밝혔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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