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경찰 보고서 "트럭테러 때 경찰 진압장비·훈련 부족"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 7일 스웨덴 스톡홀름 중심가에서 트럭돌진테러가 발생했을 때 중무장 방탄조끼, 방탄용 헬멧, 인터콤(경찰 내부통신망) 등 테러 진압을 위한 경찰의 주요장비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23일 스웨덴 일간지 엑스프레센(expressen) 등에 따르면 최근 경찰에서 테러 대응 장비가 부족하다는 경고가 있었지만 지난 7일 스톡홀름 중심가에서 막상 테러공격에 대한 경보가 울렸을 때 신체보호장비와 헬멧, 경찰 내부통신망 등 장비가 제대로 갖춰줘 있지 않았다고 경찰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이 신문은 테러가 발생한 직후 경찰의 '포렌식 조사관'들은 범행 현장에 가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전체 조사관들이 경찰 내부통신망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 경찰관은 "우리는 한 팀이 4명인데, 두 명은 개별적으로 경찰 내부통신 장비를 갖고 있었지만 2명은 이것이 없어서 휴대전화로 우리와 통화했다"고 폭로했다.
이 경찰관은 "우리는 다행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테러범이 현장에 남아 있었고, 2차 공격이 일어났다면 우리는 몹시 나쁜 상황에 부닥쳤을 수도 있다. 어떤 때는 경찰 내부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려 서로 통화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부 경찰관들은 테러가 발생했을 때 자기 사이즈에 맞는 중무장 보호장비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 경찰관은 보고서에 "S(스몰) 사이즈인 사람은 'XL'이나 'XXL'의 보호장비를 착용하고는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적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중무장 헬멧도 빌리거나 다른 곳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면서 테러공격에 대비한 준비상태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경찰 기동타격대에 속한 한 경찰관은 권총과 두 개의 탄창에 장착된 총알 30발을 갖고 테러 위협에 맞서야 했다면서 "적절한 훈련과 장비 없이 이런 종류의 임무에 투입된다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 한 경찰관은 "장난감 물총을 들고 얼룩말 고기로 만들어진 점퍼를 입고서 마치 사자 사냥에 나서는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테러 진압 현장을 지휘했던 스톡홀름 경찰 관계자는 "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무기와 훈련, 장비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몇 년간 경찰이 테러 대응 장비를 잘 갖춰 왔지만, 이번 사건은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우리의 약점이 드러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