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표결직전 찬성하자니까 文, '北반응 기다리자' 했다"(종합)

입력 2017-04-23 18:38   수정 2017-04-23 19:29

송민순 "표결직전 찬성하자니까 文, '北반응 기다리자' 했다"(종합)

2007년 11월 16일 결정 文측 주장 반박…'최종결정은 11월 20일' 재확인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방침이 일찌감치 결정됐으며 그것을 북한에 통보한 것일 뿐이라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주장에 대해 표결 직전까지 문후보 관여 하에 논의가 진행됐다며 반박했다.

송 전 장관은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07년) 11월 16일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기권 쪽으로 정해졌을 수 있지만 당시 주무장관이었던 내가 반대하며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친서까지 보냈다"면서 정부 입장을 정하는 논의가 표결(한국시간 11월 21일 새벽) 직전인 11월 20일까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송 전 장관은 "11월 20일 당시 청와대에서 관계관이 유엔주재 대표부에서 온 (한국의 인권결의안 찬성에 북한이 극렬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보고서대로 '찬성'하자고 했더니 문 실장(문재인)은 '남북채널의 반응이 중요하니 함께 보고 결정하자'고 했다"며 자신이 이 같은 내용을 당시 청와대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소개했다.

송 전 장관은 "그런 의논이 있은 뒤 약 1시간 후 북한의 메시지(결의안 찬성에 강하게 반대하는 내용)가 서울을 통해 싱가포르로 전달됐고 그때 기권으로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당시 정부가 유엔 총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을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문재인 비서실장의 결정에 따라 북한에 의견을 물었다고 적었다.

2007년 11월 20일 싱가포르 '아세안+3' 회의에 참석 중이던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백종천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이 사전 확인한 북한의 입장을 보고했으며, 이후 대통령이 기권을 최종 결정했다고 그는 회고록에서 기술했다.

이후 송 전 장관은 지난 21일 인권결의안 찬성에 강하게 반대하는 북한 입장이 적힌 문건(백종천 당시 실장이 노 대통령에게 보고한 문건)을 공개했다.

송 전 장관은 문후보 측이 23일 공개한 내용이 당시 논의의 전부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면서 "(문후보 측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당시 핵심인물인 외교장관과 통일장관, 비서실장이 북한에 (정부 입장에 대한)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보내는 것으로 결정났다. 중간 논의 과정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문재인 (당시) 실장은 남북정상회담(2007년 10월 2~4일 개최) 준비위원장으로서 후속 조치도 본인이 담당했다"며 문 후보가 당시 북한인권결의에 대한 정부 입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조정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송 전 장관은 "(송 전 장관의 찬성 입장 고수로 인해) 18일 회의가 열리기 전날 문 실장이 내게 전화를 걸어와 '대통령 생각이 이러니까(기권하자는 것이니까) 그대로 하는 것이 어떠냐'는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나는 당시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이 시작되기를 바랬는데 당시 (평화체제 논의의 열쇠를 쥔) 미국은 남북정상회담을 급하게 추진한 한국 정부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기에 북한 인권 문제에서 한국 정부가 원칙적으로 해야 미국도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간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북한 인권 결의안 찬성 입장을 내세운 배경을 소개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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