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5년 전 단일화 앙금부터 최근 네거티브 논란까지 감정싸움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김동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TV토론에서 감정 섞인 언쟁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5년 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쌓인 앙금까지 내비쳐 두 사람 간 깊은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
공방의 단초가 된 것은 '안철수는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일각의 네거티브성 소문이었다.
안 후보는 이날 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5개 주요정당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문 후보에게 "제가 MB의 아바타인가"라고 대놓고 질문했다.
문 후보가 "항간에 그런 말이 있다"고 답하자,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생각을 묻는다"고 거듭 질문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그게 제 생각"이라면서 "방금 그런 이야기를 제 입에 올린 적이 한 번도 없다. 떠도는 이야기를 갖고 질문하니까 제가 달리 답할 방법이 없다"고 피해갔다.
그럼에도 안 후보는 "제가 지난 대선 때 후보를 양보했다. 그 이유는 더이상 이명박 정권이 연장되면 안 된다는 결심 때문이었다"면서 "문 후보도 당시 그런 취지로 제게 말했다. 그런데도 제가 MB 아바타인가"라고 끈질기게 추궁했다.
이에 문 후보는 "아니면 아니라고 본인이 해명하라. 사모님에 관한 의혹도 상임위 열어서 해명하고 싶으면 하시라"며 "저 문재인을 바라보지 말고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하라. 저를 반대하려고 정치하나"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아니라고 확인해주는 거냐'는 안 후보의 거듭된 질의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발 물러섰다.
공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 후보는 "2012년 때도 그랬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독대한 적이 있다. '지금 민주당에서 저를 MB 아바타라고 소문을 내는데 그걸 막아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는데 그게 5년 후에도…"라며 'MB 아바타' 소문이 이미 5년 전부터 시작된 민주당발(發) 네거티브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문 후보는 "저는 2012년도에 MB 아바타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안 후보가 이번 선거를 할 때 배후에 MB 측 지원을 받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게 2012년도 쟁점으로 기억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도 지지 않고 "그뿐만 아니라 공무원 임금 30% 삭감한다든지 하는 가짜뉴스가 퍼뜨려진다. 문 후보도 가짜뉴스로 당선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공격받는 것을 말하는 모양인데 SNS상의 악의적인 공격은 제가 여기 있는 모든 후보를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이 받는다"며 "그걸 제가 안 후보께 묻거나 불평한 것을 들어본 적이 있나. 왜 자꾸 저를 걸고 들어가느냐"고 반격했다.
이에 안 후보가 "SNS만 아니라…"고 재반박하려 하자, 문 후보는 "제가 인정해드릴까"라고 말을 자르기도 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전재수 의원이 제 딸 재산을 계속 요구하고 의혹을 증폭시켰는데 정작 제대로 밝히고 나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사과하라고 말하겠나"고 요구했으나, 문 후보는 "검증했는데 의혹을 해명했으면 된 것이다. 그게 후보가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의 공방을 지켜보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둘이 토론하는 것을 보니까 초등학생 감정싸움인지, 대통령후보 토론인지 알 길이 없다"고 비아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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