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에서 우버 앱 삭제될 뻔했다"

입력 2017-04-24 05:09  

"애플 앱스토어에서 우버 앱 삭제될 뻔했다"

아이폰서 우버 앱 인식 기술 빼낸 사실 알려진 뒤 팀 쿡 CEO 칼라닉 불러 경고

NYT "칼라닉 CEO 목적 위해선 수단 방법 안 가리는 인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차량 공유업체 우버가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사라질 수도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2015년 초 우버가 자사의 앱을 삭제하거나 아이폰을 리셋한 후에도 과거 앱을 깔았던 개별 아이폰 소유주를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을 몰래 빼낸 사실이 밝혀진 뒤 팀 쿡 애플 CEO가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를 불러 크게 화를 냈다"고 전했다.

쿡 CEO는 조용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만일 우버가 이런 관행을 계속할 경우 우버 앱은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추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면서 "당시 칼라닉은 크게 겁을 먹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NYT가 전했다.




이른바 '핑거 프린팅'으로 불리는 이 개별 아이폰 추적 기술은 애플이 사생활 보호를 위해 내규로 강력히 금지하고 있다.

NYT는 "우버 앱이 앱스토어에서 사라질 경우 수백만 명의 아이폰 고객을 잃게 되는 것"이라면서 "이는 우버의 사업을 근본적으로 파괴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우버가 기업가치 700억 달러에 이르는 회사로 성장하기까지 칼라닉 CEO는 많은 규칙과 규범을 공개적으로 무시하다가 궁지에 몰리면 되돌리는 수법을 써왔다"고 말했다.

우버는 이미 구글의 자율주행차 부문인 웨이모로부터 '기술 절도' 소송을 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

또 미국은 물론, 한국과 중국 등 10여 개 국에서 정식 허가를 받지 않고 차량호출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단속 경찰관을 식별하는 '그레이 볼'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사실이 지난달 초 NYT 보도로 드러나면서 우버는 이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우버는 자사는 물론 경쟁사인 리프트 기사로도 활동하는 겸업 운전기사들의 정보를 알아내는 프로그램인 '지옥(Hell)'을 만들어 겸업 기사들에게 집중적으로 일감을 몰아준 사실도 드러났다.

최대 60%의 운전기사들이 겸업하는 일부 도시들에서 우버가 고의로 일감을 몰아주게 되면 리프트 측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지옥 프로그램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극비리에 운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위법 행위들과 맞물려 최근 전직 여직원의 성추행 폭로와 '우버 앱 삭제 운동' 등 잇단 우버의 스캔들로 인해 홍보 총괄 책임자인 레이첼 웨트스톤이 사퇴한 것을 비롯, 우버의 지도 개발 최고 책임자인 맥클랜던 부사장과 우버의 상품책임자였던 에드 베이커 부사장, 아밋 싱할 엔지니어링 최고 책임자 등이 지난 두 달 동안 회사를 떠났다.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한 때 칼라닉의 멘토를 자임했던 마크 쿠번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칼라닉의 최대 장점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한다는 것이지만, 그의 최대 약점도 바로 그것"이라며 "그의 경영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우버의 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n020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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