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살았다" 여론조사 佛대선 적중에 안도한숨

입력 2017-04-24 09:27   수정 2017-04-24 15:57

"휴∼ 살았다" 여론조사 佛대선 적중에 안도한숨

브렉시트·미 대선 예측실패 망신 뒤 명예회복할까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최근 대형 정치 투표에서 틀린 예측을 되풀이해 망신살이 뻗친 여론조사 기관들이 프랑스 대선을 계기로 명예를 회복할까.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의 결과를 보면 현지 여론조사 기관들의 예측이 얼추 비슷하게 맞아떨어졌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중도신당 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과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이 1, 2위로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입을 모은 바 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집계가 거의 마무리된 현재 마크롱은 23.82%를 기록해 르펜(21.58%)과 함께 결선에 안착했다.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은 19.96%, 극좌 후보 장뤼크 멜랑숑은 19.49%로 결선행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1차 투표 이틀 전인 21일 실시된 여론조사가 정확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당시 여론조사기관 오독사는 마크롱 24.5%, 르펜 23%, 피용과 멜랑숑을 각각 19%로 봤다.

BVA는 마크롱과 르펜이 23%로 동률을 이루고 멜랑숑이 19.5%, 피용이 19%로 탈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피뒤시알 조사에서도 마크롱 24.5%, 르펜 22.5%, 피용 19.5%, 멜랑숑 18.5% 등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재작년 영국 총선 때부터 잇따라 틀린 예측을 남발해 신뢰에 타격을 받았다.

너무 큰 이벤트에서 너무 심각하게 틀린 까닭에 여론조사와 반대를 점치면 적중한다는 비아냥까지 듣기도 했다.

영국 총선을 앞두고 보수당과 노동당이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대세였으나 결과는 보수당 36.9%, 노동당 30.4%로 마무리됐다.

충격에 빠진 영국 여론조사 업계는 통계학 전문가들에게 원인을 찾아달라는 특별 연구를 의뢰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에서 여론조사 기관들은 또 망신을 당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잔류가 탈퇴보다 3∼8%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결과는 탈퇴 51.9%, 잔류 48.1%로 정반대였다.

조사기관들의 잔혹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작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정점을 찍었다.

지지율을 따질 때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1∼6% 차로 제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그러나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였다.

미국이 주 단위 선거구에서 이기면 배정된 유권자들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제도를 운용하는 까닭에 클린턴은 득표율에서 이기고도 대권을 내줬다.

그러나 현지 언론과 여론조사 기관들은 클린턴의 승리를 기정사실로 여기며 사실상 세몰이를 한 면이 있는 까닭에 신뢰도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작년 12월 오스트리아 대통령 결선 맞대결에서 극우후보인 노르베르트 호퍼가 승리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무소속으로 출마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이 극우의 어두운 과거를 경계하는 시민들의 53.6% 지지를 얻어 완승했다.

한편 이날 프랑스 대선에서 모처럼 바른 예측을 한 여론조사 기관들은 다음달 7일 열리는 결선에서 마크롱이 64∼62% 지지를 얻어 르펜을 꺾을 것으로 내다봤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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