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 작업자들 식사·부식 재료 가능성도 있어
"똑 부러지게 '이거다' 말하기는 조심스러워"
(목포=연합뉴스) 김근주 정회성 기자 = 세월호 인양과 수색 과정에서 하루에만 83점 등 모두 146점(23일 현재)의 뼛조각이 나왔다.
모두 동물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선체 주변에서 동물 뼈가 무더기로 나온 배경에 궁금증이 쏠린다.
24일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에 따르면 목포 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우현 선체에서 수거한 진흙을 분리하던 중 지난 23일 하루에만 뼛조각 83점이 발견됐다.
지난달 28일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서 처음 뼛조각이 발견된 뒤 지난 22일까지 26일 동안 수습된 뼛조각은 63점이다.
한 달 가까이 나온 것보다 많은 양의 뼛조각이 하루 동안 나왔다. 뼛조각은 선내 수색 1주일째인 24일에도 추가로 나오고 있다.
현장 안팎에서는 뼛조각이 발견된 장소에 주목해 한꺼번에 많은 뼈가 나온 이유에 대한 추측이 분분하다.
무더기로 뼛조각이 나온 곳은 우현, 즉 왼쪽으로 누운 상태로 거치된 현재 상태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부분이다.
뼛조각은 우현 선체를 따라 널브러진 듯 퍼져 있거나, 선체 외부와 트여 있는 3층 통로 등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선 선체 내부에서 뼛조각이 밖으로 밀려 나와 우현 표면에 내려앉았을 가능성은 매우 작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참사 당시 식자재 등으로 준비된 음식재료가 있었다면 사고 직후 왼쪽으로 선체가 넘어지고 침몰하는 과정에서 좌현 쪽으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시 세월호가 인천에서 제주를 향해 가는 동안 돼지나 닭고기 등을 실었던 것 아니냐는 추정도 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제주도는 외부 가축의 유입을 제한하고 있으며 출항 당시 화물 목록에도 이와 관련한 근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우현 쪽에서 나온 뼛조각은 세월호 외부에서 들어 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가장 많이 회자하는 것은 인양을 담당했던 상하이샐비지 등 작업자들이 끼니를 해결하고 버린 뼈들이 세월호 내부로 들어간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뼈들은 모두 닭이나 돼지 뼈로 추정되며 형체를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작은 것도 있다.
수습팀은 하지만 동물 뼈가 무더기로 나온 이유에 대해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렵단 입장이다.
수습팀 한 관계자는 "인양 과정에서 잠수사 50∼100명이 숙식을 해결하면서 조류가 약해질 때마다 수중작업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음식이나 부식에서 나온 뼈일 수도 있지만) 한꺼번에 나온 동물 뼛조각을 놓고 똑 부러지게 '이거다'라고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나온 뼈들은 국립과학수사원구원이 인계받아 DNA 등을 정밀 감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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