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맞은 시위자 안고 뛰었다…"망설이지않고 돕기로 마음먹었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지난 15일 시리아 알레포에서 피란민이 탄 버스를 겨냥한 폭탄테러가 발생했을 때 기자들이 구조 요원들로 변신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가운데 최근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 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24일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20일 카슈미르 주도 스리나가르에서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AP 소속 다르 야신 기자는 시위 현장에 있던 쿠슈부 잔(18·여)이 날아온 돌에 맞아 이마에서 많은 피를 흘리자 카메라를 동료에게 맡기고 잔을 안고 현장에서 대피시켜 병원에서 치료받도록 했다.
야신 기자는 자신이 잔과 가장 가깝게 있었기에 최선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망설이지 않고 바로 돕기로 마음먹었다"고 AP에 말했다.
야신 기자가 잔을 안고 달리는 모습은 함께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터키 아나돌루 통신의 파이살 칸 기자가 찍어 공개했다.
야신과 칸 기자는 잔이 다른 주민의 차로 병원으로 이송된 후 시위 현장으로 돌아와 취재를 계속했다.
경찰은 당시 시위대가 경찰의 대학 캠퍼스 진입에 항의하며 돌을 던졌다면서 잔이 맞은 돌도 시위대의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잔 측은 경찰이 새총으로 쏜 대리석 돌멩이에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슈미르에서는 지난 9일 인도의 카슈미르 통치에 반대해 자치권을 주장하는 분리주의 단체 청년들이 인도 연방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보궐 선거에 반대하며 투표소에 돌을 던지고 방화를 시도하자 경찰이 실탄을 발포해 시위참가자 8명이 숨지고 시위대와 경찰관 각각 100여 명이 부상했다.
이후 경찰이 수색 등을 이유로 대학 캠퍼스에 진입하고, 인도군이 시위대에 투석을 피하고자 주민을 차량에 매달고 운행한 영상 등이 퍼지면서 카슈미르 시위 사태는 격렬하게 이어지고 있다.
인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인구가 다수인 카슈미르에는 인도로부터 이 지역의 독립이나 이웃 파키스탄으로 편입을 주장하는 분리주의 단체와 인도 치안당국의 충돌로 1989년 이후 지금까지 7만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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