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황금연휴 극장가에 '아재' 배우들이 콤비를 이룬 영화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들의 얽히고설킨 인연이 눈길을 끈다.
최민식(55)과 곽도원(43)은 2012년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에 함께 출연한 데 이어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특별시민'에서 두 번째 연기 호흡을 맞췄다.
최민식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범죄의 길로 빠져드는 부산의 세관 공무원을, 곽도원은 범죄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악질 검사로 나와 팽팽하게 대립했다.
'특별시민'에서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아닌 관계로 나온다. 최민식은 3선에 도전하는 서울시장 변종구역을, 곽도원은 그의 당선을 돕는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역을 맡았다. 출세를 위해 서로 손을 잡지만, 뒤에서는 각자 살길을 도모하는 사이다.
곽도원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민식 선배님은 세관 공무원에서 서울시장이 됐고, 저는 검사하다가 국회의원이 됐다"며 웃었다. 곽도원은 실제로 '특별시민'에서 검사 출신의 국회의원으로 나온다.
곽도원은 "최민식 선배님과 연기할 때는 항상 떨린다"며 존경심을 드러냈고, 최민식은 "곽도원은 프로다. 연기할 때 탁구를 하는 것처럼 주고받는 쾌감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의 이선균(42)과 안재홍(31)도 이번 작품이 첫 만남은 아니다. 두 사람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선균은 이 작품의 주연이었고, 당시 건국대 영화과에 재학 중이던 안재홍은 스승인 홍 감독의 영화에 단역과 스태프로 참여하면서 서로 안면을 텄다. 홍 감독은 2008년부터 건국대 영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런 친분 덕분에 두 사람은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 추리력이 뛰어난 임금(이선균 분)과 한번 본 것은 다 기억하는 사관(안재홍 분)으로 나와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이선균은 "재홍이는 데뷔 이후 유명해졌지만, 여전히 꾸밈없고 똑같다"면서 "저와 11살이나 차이가 나지만 동네 형·동생처럼 친하게 지낸다"고 말했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보안관'에 출연한 이성민·조진웅·김성균 3인방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보안관'은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전직 형사(이성민 분)와 그의 조수(김성균 분)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조진웅 분)를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코믹 수사극이다. 세 배우는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2014)에도 함께 출연했다. 이성민(49)은 군도의 두목으로, 조진웅(41)은 군도의 전략가, 김성균(37)은 군도를 돕는 장씨역으로 각각 나왔다.
특히 조진웅과 김성균은 '범죄와의 전쟁',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 '우리는 형제입니다'(2014) 등에도 함께 출연하며 우정을 쌓았다. 이성민은 지난 24일 '보안관' 시사회 직후 간담회에서 "사실 저는 낯을 많이 가리고, 술을 좋아하지 않아 친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서 "그러나 조진웅, 김성균은 정말 순둥이들이고 천하에 없을 착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빨리 친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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