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19대 대선 재외투표 첫날인 25일 일본 도쿄(東京)도 미나토(港)구 미나미아자부(南麻布)의 주일 한국영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시작 시간인 오전 8시가 채 되기 전에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날 이른시간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재외 동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투표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투표소에서 만난 유학생 윤선길(35)씨는 "꽤 오래 전부터 지지하는 후보가 있어서 투표일을 기다리다가 첫날 투표를 했다"며 "외국에 나와있지만 한국 정치 상황 소식을 듣고 걱정이 많았다. 투표하겠다고 의욕을 보이는 유학생들이 이전 재외투표 때보다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투표소에는 유학과 취업 등의 이유로 일본에 건너온 젊은 유권자들이 많았지만, 고령에도 투표소에 발길을 옮긴 재외동포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또 유모차를 끌고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려고 이른 시간부터 투표소를 찾은 여성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재일동포 2세인 김태자(70·여)씨는 "한국 정치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많았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한국이 좋은 길로 갔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이번 대선 재외투표와 관련해 도쿄 3곳, 오사카 3곳, 나고야 2곳, 고베 2곳 등 모두 16곳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도쿄의 경우 한국영사관에서는 이날부터 30일까지 모두 6일간 투표가 진행되지만 우에노(上野) 한인종합교육복지회관과 이케부쿠로(池袋) 민단 도시마(豊島)지부 한국회관에서는 28일부터 사흘간 투표소가 열린다.
일본에서 국외부재자 신고나 재외선거인 등록 신청을 마쳐 이번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3만8천9명이다. 외국영주권자가 대상인 재외선거인은 2만397명이며 유학생·해외파견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외부재자는 1만7천612명이다.
4년 전 대선 때와 비교하면 재외선거인(2만139명)과 국외부재자(1만7천203명) 모두 소폭 늘었지만, 국외부재자 신고 대상인 유학생, 해외파견자 등 체류자의 숫자가 크게 줄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대선에 대한 체류자들 사이의 관심이 이전보다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체류자 숫자는 4년전 11만6천명에서 8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체류자 중 국외부재자 신고를 한 사람의 비율은 2012년에는 14.8%였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22.0%로 7.2%포인트 상승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