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한 임박 속 민주당 강력 반대에 물러서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의회의 갈등으로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우려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섰다.
AP통신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밤 보수 매체 기자 2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 문제를 오는 9월로 기꺼이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익명의 참석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백악관은 최종 통과 시한이 오는 28일로 예정된 2018년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에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자금 1차분 41억 달러(4조6천억원)를 반영할 것을 의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강력히 반대하며 공화당이 장벽 건설 예산을 밀어붙일 경우 다른 예산안을 저지해 셧다운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일보 후퇴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 비용으로 먼저 장벽 건설을 시작하면 나중에 멕시코가 비용을 댈 것이라고 주장하나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멕시코가 비용을 대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전환에 대한 보도가 전해지자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서 장벽 문제를 뺀 것은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이라면서 "이제 초당적인 협상이 계속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공화당 로이 블런트(미주리) 의원도 "낙관적이다. 누구도 셧다운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는 각각 추가한 현안들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멕시코 국경 장벽은 마약이 우리나라로 유입돼 우리 젊은이들과 많은 사람을 중독시키는 것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보수 매체 기자들은 그가 장벽 건설 예산 확보는 가을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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