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애심 제주도 해녀협회 초대 회장

입력 2017-04-25 12:36   수정 2017-04-25 14:06

[인터뷰] 강애심 제주도 해녀협회 초대 회장

"해녀협회, 해녀 소통의 장이자 권익 보호하는 '불턱'될 것"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해녀들은 물질 전 '불턱'에 모여앉아 서로의 온기로 거친 파도를 이겨낼 준비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제주도 해녀협회라는 큰 불턱을 만들었습니다."





25일 제주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해녀협회' 창립총회 및 기념식에서 해녀협회 초대 회장으로 추대된 강애심(65) 법환어촌계장은 "해녀협회는 해녀들이 서로 만나 의논을 하면서 뜻을 하나로 모아가는 소통의 장이자, 해녀문화를 보존하고 해녀의 권익을 보호하는 기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력 30여년의 해녀인 강 회장은 해녀 전문양성기관인 법환해녀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 제주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위원회 위원으로서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준비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도내 해녀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1월 30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제11차 회의에 해녀 대표로 참석해 제주 해녀문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확정의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기도 했다.

강 회장은 "난생처음 비행기를 세 번이나 갈아타고 에티오피아까지 가서 유네스코 등재 현장에 참석했다"며 "등재 발표 후 만세를 외치며 기뻐하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등재 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 협약에서 권장한 토착 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조처로 해녀협회 설립이 추진됐고, 강 회장은 여성 어촌계장 13명으로 구성된 창립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설립과정 전반에 참여했다.







해녀협회는 현직 해녀 4천5명과 전직 해녀 5천495명 등 9천500명을 회원으로 조직됐다.

협회는 앞으로 전국 해녀와의 교류, 해녀의 날 지정, 해녀축제, 해녀문화 홍보 등 세계화를 위한 사업을 비롯해 해녀 권익보호와 자긍심 고취 관련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강 회장은 "유네스코는 제주해녀문화에 대해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의 숨만으로 물질하며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 정신을 인정했다"며 "앞으로 해녀협회는 이런 유네스코의 정신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녀문화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또한 "제주해녀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써 유지되려면 해녀 수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하는 만큼 해녀 수 감소와 고령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배 해녀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처음 시작하는 일이라 조바심도 나고 걱정도 된다. 아직은 미흡하고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양해해달라. 이제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 미숙하고 세련되지도 않겠지만, 절대로 부끄럽지 않은 협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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