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윤 "외로운 박근혜 전 대통령, 바깥얘기 듣고 싶어해"

입력 2017-04-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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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윤 "외로운 박근혜 전 대통령, 바깥얘기 듣고 싶어해"

"침실서 둘이 얘기도…소화기관 안 좋아 잘 못 먹는다 해"

"세월호 7시간 책임 다 질까봐 걱정…남편에 위증 권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비선진료'에 연루된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굉장히 외로워하며 바깥 얘기를 듣고 싶어 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남편 김 원장과 자신의 재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박씨는 14차례가량 청와대에 들어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봤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얼굴 흉터에 대해 상담해주고, 소소한 생활용품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 원장 변호인이 "당시 증인이 느끼기에 주변에서 대통령을 잘 못 챙겨준다고 느꼈는가"라고 묻자 "그렇다"며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외로워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박씨 자신이 박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 등을 얘기하며 함께 울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침실까지 데려가 단둘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시국에 대한 걱정도 털어놓으며 "밖의 얘기를 듣고 싶어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혼자 밥을 먹는 얘기도 했다면서 "부모님 잃고 위나 소화기관이 안 좋아 잘 못 먹는다며 힘들어하셨다"고도 말했다.

박씨는 이런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자신의 사업과 관련해 부탁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성격을 알아서 부탁하는 건 결례라 생각해 (부탁)한 적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박씨가 운영하는 업체의 특허 분쟁 관련 자료를 요청해 직접 건넨 적은 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김 원장이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미용 시술을 한 적이 없다고 허위 증언한 경위도 설명했다.

그는 변호인이 "세월호 의혹이 촉발돼 수사가 시작되자 이영선 행정관에게서 '절대 청와대 일을 얘기하면 안 된다'고 전화 연락이 왔느냐"고 묻자 "크게 문제 될 거라면서 시술 얘기를 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전 행정관이 휴대전화까지 버리라고 했다고 박씨는 증언했다.

박씨는 세월호 참사 당일엔 박 전 대통령에게 시술하지 않았지만, 일단 시술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세월호 7시간의 책임까지 자신들에게 돌아오고 자녀들이 평생 큰 상처를 받을 것이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김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미용 시술을 한 것으로 언론 등에 보도되면서 자녀들이 학교에서 다른 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저희 남편은 누구에게 거짓말한 적이 없는 사람인데 청문회 당일 제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얘기하면 안 된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저희 남편도 아이들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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