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특효약으로 둔갑한 맹독성 '복어환'

입력 2017-04-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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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특효약으로 둔갑한 맹독성 '복어환'

식약처, 약사법 위반 혐의 60대 남성 검찰 송치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암환자를 상대로 치명적인 복어독 성분이 든 무허가 의약품을 만들어 판매한 업자가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복어독 성분인 테트로도톡신이 든 '복어환'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권모(62)씨를 약사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테트로도톡신은 복어의 난소나 간장에 많이 들어있는 맹독성 신경 물질로, 독성이 청산칼륨(청산가리)의 1천배에 달한다. 성인에게는 0.5㎎이 치사량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권씨는 2012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인터넷에 '복어독의 신비'라는 카페를 개설하고 복어환이 난치병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해 암환자 30명에게 100㎏(2천130만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는 2010년에도 2억원 상당의 복어환을 만들어 판 혐의로 구속됐지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자마자 복어환 판매를 재개한 것이다.

식약처는 권씨가 제조한 복어환을 분석한 결과 1개(0.8g)당 테트로도톡신 0.0351㎎이 검출됐는데, 이는 환 14개를 한 번에 복용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권씨가 복어환을 구매한 환자들에게 한두 알로 시작해 몸의 반응을 봐가며 점차 양을 늘려나가라고 복용 방법을 알려줬으며, 사람마다 다른 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권씨가 조사에서 '복어환을 구매한 사람 중 3명이 죽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환을 먹어서인지 앓고 있던 암 때문인지는 모른다'고 진술했지만, 기록이나 증거가 없어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권씨가 판매 대상이나 양 등 관련 자료를 거의 남기지 않아 증거 확보가 어려웠다"며 "실제 판매량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i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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