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장비배치 전격 심야 작전…반대 주민 손쓸 틈도 없었다(종합)

입력 2017-04-26 11:40   수정 2017-04-26 11:42

사드 장비배치 전격 심야 작전…반대 주민 손쓸 틈도 없었다(종합)

경찰인력 8천여명 동원…성주골프장 진입도로 미리 차단

(성주=연합뉴스) 박순기 손대성 김준범 기자 = 군 당국과 경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장비 반입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25일부터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일대에는 경찰력이 확연하게 늘었다. 성주에서는 주한미군 차량도 눈에 띄었다.

한미 군당국이 사드 장비를 이송한다는 소문이 돈 것도 이때부터다.

그러나 경북지방경찰청은 사드 배치와 관련한 움직임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전혀 아니다"며 연막을 피웠다.

군 당국도 사드와 관련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경찰은 26일 0시에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골프장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차단했다.

경찰인력 4천여명을 동원해 성주골프장으로 가는 주도로인 지방도 905호를 포함한 도로를 통제했다.

예비 경찰력까지 포함하면 동원한 인원은 8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주골프장에서 4.5㎞ 떨어진 초전면 신흥마을에서부터 주민과 취재기자는 물론 성주골프장 및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쪽으로 가는 모든 차를 막았다.

평소 사드배치 반대 집회장으로 이용된 소성리 마을회관은 성주골프장에서 2.5㎞ 떨어졌다.

이런 경찰 움직임에 사드배치반대 단체로 구성한 소성리종합상황실은 사이렌을 울리고 휴대전화 등으로 "집결하라"며 비상연락을 했다.

기도회를 열던 원불교 신도, 주민 등 60여명이 200명까지 불었다.

주민은 마을회관 앞 도로에 차 10여 대를 대고 저항했다.

그러나 경찰은 "도로 점거는 공무집행방해다"란 경고 방송을 하며 이날 오전 3시께 주민을 에워쌌다. 이어 유리창을 깨고 차를 모두 견인했다.

이때 경찰과 주민 충돌이 일어나 주민 여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어 오전 4시 43분 사드 발사대, 레이더, 요격 미사일, 발전기, 냉각기 등을 실은 군용 트레일러 8대가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통과했다.

한미 군 당국은 오전 6시 50분께 트럭 10여대 분량의 장비를 마저 들여놓았다.

미군이 성주골프장에 반입한 장비는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 2기, 사격통제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트럭 20여대 분량이다.

이 장비는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미군부대와 부산에 보관해 온 것이다.





주민과 원불교 신도·성직자 등은 마을회관 앞에서 "미국 경찰 물러가라", "사드배치 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장비 반입을 막기 위해 도로로 진입하려고 하다가 경찰에 막히자 몸싸움을 벌였다.

소성리종합상황실은 이 과정에서 노인을 포함한 주민 12명이 갈비뼈를 다치는 등 부상했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방패를 든 경찰이 사드 장비 반입에 항의하는 주민들을 강하게 밀어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마을 노인 등이 다수 포함됐다"고 말했다.

또 박희주(김천시의원)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돼 연행됐다.

경찰은 상황이 끝나자 오전 7시 50분께 상당수 경찰력을 철수시켰다.

약 8시간 만에 사드 장비 반입이 마무리된 셈이다.

경찰은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에 버스 3대로 차벽을 설치해 진입로 일부를 막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배치 반대 단체와 주민은 오후 2시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강현욱 교무는 "경찰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도하던 성직자와 교무를 진압하고 사드 장비를 들여보냈다"며 "사드배치는 원천 무효이고 불법"이라고 했다.

한편 성주군은 사드 장비가 반입되기 하루 전인 25일 육군 50사단에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과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parksk@yna.co.kr, sds123@yna.co.kr, psyki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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