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예선전을 평양에서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6일 말레이시아 국영 베르나마 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청소년스포츠부와 외무부, 국가스포츠위원회는 전날 말레이시아축구연맹(FAM)과 회의를 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말레이시아축구연맹은 회의 직후 배포한 성명을 통해 "청소년스포츠부가 주관한 이번 회의에선 경기가 평양이 아닌 중립적 장소에서 열려야 한다고 결정됐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축구연맹은 "이런 결정에는 북한과 여타 국가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외무부의 시각이 반영됐다"면서 "AFC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는 애초 지난달 28일 평양에서 북한 대표팀과 아시안컵 예선 1차전 원정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자국민의 북한 방문을 금지하면서 경기 일정이 오는 6월 8일로 연기됐다.
북한이 자국내 말레이시아인을 '인질'로 삼으면서 극에 달했던 양측의 갈등은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의 시신과 북한인 용의자의 신병을 북한에 넘기고 관계 정상화를 선언하면서 일단 봉합됐다.
이에 따라 북한축구연맹(PRKFA)은 애초 계획대로 평양에서 경기를 진행하길 원한다는 서한을 AFC에 보내고 말레이시아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말레이시아 정부가 제3국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 상황과, 북한에 대한 말레이시아 국민의 반감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는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위해 같은 B조에 편성된 북한, 홍콩, 레바논과 2장의 티켓을 놓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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