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우려" 표현 넣되 "중국" 거명 않기로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올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의장성명에는 중국이 군사거점화를 추진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내용을 넣되 중국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의 긴장 고조와 관련된 내용은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문안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마이니치가 입수한 아세안 의장성명(안)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개발과 활동이 활발해 지고 있는 데 대해 일부 정상의 심각한 우려를 공유한다"는 표현을 담았지만 국가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 않는 방식으로 중국을 배려했다.
성명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위협과 무력의존을 경계하고 남중국해의 항행과 상공 비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문안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까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필리핀과 베트남이 중심이 돼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견제해 왔다.
그러나 필리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작년 6월 말부터 경제지원의 대가로 대중 유화 노선으로 돌아섰다. 올해는 필리핀이 아세안 의장국이다. 최근에는 타이와 미얀마도 중국에 접근하고 있어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대중 강경 분위기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25일 필리핀이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남중국해 분쟁 관련 긴장완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무장관 대행은 26∼29일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정상회의와 이후 10개 회원국 모임에서 해양 영토분쟁이 주 의제 중 하나로 논의될 것이지만 중국과 필리핀 간 해양 영토분쟁 논의가 '온건한' 선에서 이뤄질 것이어서 양국 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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