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대상 후보들도 모두 부정적 입장…文측 '적폐연대' 맹비난
5자대결 구도 굳어질 듯…판세 따라 막판 단일화 재부상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상헌 이광빈 기자 = 바른정당이 지난 25일 꺼내든 자유한국당, 국민의당과의 대선 후보 단일화 카드가 하루도 안돼 탄력조차 받지 못한 채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바른정당은 심야 의원총회에서 격론 끝에 '3자 단일화' 추진 당론을 모았지만, 파트너로 거론한 한국당, 국민의당의 외면 속에 대선 막판 비문(비문재인) 진영 회심의 카드로 부상한 단일화론은 조기에 흐지부지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전날 밤 개최된 4차 대선후보 TV토론은 3자 단일화는 물론 항간에서 거론된 한국당-바른정당, 국민의당-바른정당의 양자 단일화 역시 힘든 상황이라는 현실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선거전 연대는 (없다고) 거짓말하지 않고 백 번도 넘게 말했다"고 말했고, 바른정당과의 양자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니다"라고 독자 노선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3자 단일화에 대해 "나는 생각도 없는데"라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고, 바른정당과의 양자 단일화에 대해서는 "(유 후보가) 안 하려고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심지어 바른정당 소속인 유 후보조차 "저는 단일화하지 않는다"며 후보 동의 없는 단일화가 있을 수 없다고 완주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바른정당은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과 김무성 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국당과 국민의당과 연쇄 접촉해 연대의 물꼬를 트겠다는 계획이지만 국민의당의 경우 접촉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밝힐 정도로 완강한 거부 입장을 보인다.
이런 흐름은 각 당의 복잡한 사정과도 무관치 않다. 한국당은 유 후보의 지지율이 낮고 유 후보가 안 후보의 지지층과 겹쳐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강한 데다 '민주당 2중대'라고 비판해온 국민의당과는 연대를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
국민의당 역시 국정실패세력이라고 비판해온 한국당과 손잡을 경우 호남 등 핵심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는 등 강력한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13일 남은 대선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5자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해온 안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면서 판세에 변화가 생기는 상황인 만큼 선거전이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단일화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진 않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상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문 후보와 양자 대결 구도를 형성할 경우 승부를 예측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의식한 듯 문 후보 측은 3자 단일화 움직임을 연일 '적폐연대'라고 맹비난하며 비문 연대 차단에 나서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이른바 '원샷 단일화'라고 하지만 '원샷 독배'로 끝나고 말 것"이라며 "권력욕 때문에 적폐세력과 손을 잡는 건 대선 후 공중분해 되는 것까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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