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석 없는 佛 대선후보 마크롱-르펜, 누가 돼도 국정운영 '난관'

입력 2017-04-26 12:07  

의석 없는 佛 대선후보 마크롱-르펜, 누가 돼도 국정운영 '난관'

법안 하나 통과에도 다른 정당 지지 확보 필요…6월 총선에 '총력'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다음 달 7일 실시되는 프랑스 대선 결선에서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39) 후보와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 후보 둘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국정운영에 난관이 예상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의회 전체 925석 가운데 마크롱이 창당한 앙마르슈와 르펜이 이끄는 FN이 확보한 의석수는 다 합쳐 3석에 불과한 실정이어서다.

따라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법안 하나를 통과시키더라도 다른 정당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야만 가능한 상황이다.

정치계 '아웃사이더'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후 의회 내 '아군' 부족으로 정책 추진 및 인사 기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프랑스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해 앙마르슈를 창당, 의석이 한석도 없는 등 정치 기반이 취약한 마크롱이 당선된다면 국정 운영에 있어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WP는 진단했다.

현재는 르펜의 대통령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1차 투표에서 떨어진 후보들이 의기투합해 마크롱을 측면 지원하고 있지만 이런 연대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크롱이 권력을 쥔 뒤 프랑스 국민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면 르펜 측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상황도 예견된다.




두 후보 모두 하원 의석 577석이 걸린 6월 총선에서 총력을 다해 가능한 한 많은 의석수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마크롱 측 대변인은 이미 총선 출마 희망자 3만 명의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1차 대선투표 결과는 정치인들을 바꾸고자 하는 큰 열망을 보여줬다. 프랑스 유권자들은 변혁을 원한다. 똑같은 얼굴로는 정치 행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며 다가올 총선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마크롱은 또 이런 민심을 감안해 총선에 내세울 후보 절반을 정치 신예로 채우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절반은 정치계에서 공천해 좌우 이념을 모두 반영하겠다는 이상적인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가장 높은 득점을 기록한 마크롱의 득표율은 24%로, 1965년 이래 3번째로 낮은 수치라는 점에서 이를 자신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열정적인 지지층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점에서다.

투자은행 출신으로, 지난해 8월까지 경제 장관을 역임한 마크롱은 한 번도 선출직 공무 직을 수행한 적이 없다는 점도 약점이다.






르펜 쪽도 총선을 준비 중이다. FN은 현 선거 체제의 높은 장벽을 넘는데 고전하며 2012년 총선에서도 한 자릿수 의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N 회계담당인 발레랑 드 생쥐스트는 "르펜의 당선은 프랑스 정계는 물론 다른 정당에도 큰 분열이 일어날 것"이라며 "다른 정당 인사들이 FN이라는 당명을 달고 선거에 나가기를 원할 수 있다. 이에 맞춰 우리도 후보자 명단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생쥐스트는 또 마크롱이 승리한다고 해도 FN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이 당선될 경우 "FN은 유일한 반대 세력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의회에서 중추 세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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