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대한 두려움 극복하고, 생존시간 늘리는 활동 위주로 훈련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 하죠? 뛰어들어서 구조하면 될까요?" "아니요. 과자봉지나 페트병을 던져서 도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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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제주시 삼성초등학교 수영장에서는 외도초등학교 4학년 2개 학급 60여명을 대상으로 한 생존수영 교육이 진행됐다.
수영 강사는 아이들을 앉혀놓고 실제 익수자를 발견했을 때 바로 뛰어들면 위험하기 때문에 질소가 들어있는 (뜯지 않은) 과자봉지나 뚜껑을 닫은 페트병을 익수자 뒤쪽으로 던져줘서 구조하도록 하는 등 실제 위급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조 방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줬다.
이어 아이들은 구명조끼 착용법을 배운 뒤 직접 구명조끼를 입고 배면뜨기 자세로 발차기하며 혼자 또는 2인 1조로 레인 시작점에서 끝까지 이동해보는 등 생존수영 교육을 받았다.
생존수영 교육은 영법 습득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위기 상황에서 생존시간을 늘리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날 수영장에는 수영 강사 2명은 물론 외도초 인솔교사 2명이 수중에서 지도 및 안전관리를 했고, 물 밖에도 교사가 배치돼 아이들이 수영장 벽에 부딪치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안내하는 등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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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은 세월호 참사 3주기가 있는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도내 112개 초등학교(분교장 포함) 3학년 6천389명과 4학년 6천899명을 대상으로 생존수영 교육을 한다.
지난해 32개 초교 3∼4학년 1천907명을 대상으로 생존수영 교육을 한 데 이어 올해는 도내 초교 3∼4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생존수영법을 교육한다.
교육은 학교 수영장 5곳(삼성초·함덕중·서귀포중·대정중·성산고)과 사설 수영장 2곳(제이풀·워터월드) 등 총 7곳에서 진행된다.
3학년은 4시간, 4학년은 최소 10시간(동 지역 학교)에서 최대 20시간(읍면 지역 학교) 생존수영 교육을 받는다.
생존수영 교육과정은 1∼2차시 물에 적응하기, 3∼4차시 기구 생존 뜨기 및 이동하기, 5∼6차시 기본 발차기 및 팔동작 익히기, 7∼8차시 자유형 동작 익히기, 9∼10차시 복습 및 종합평가 등으로 짜였다.
예산 지원도 타 시·도보다 많이 하고 있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생존수영교육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5대 5로 학생 1인당 10시간 기준 5만원을 지원하는데 제주교육청은 10시간 기준 8만원 내외, 20시간 기준 15만원 내외로 지원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생존수영 교육을 6학년까지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기구조법, 기본구조법 등을 습득하고 25m 정도는 수영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수영교육을 위한 시설 인프라 확충은 앞으로의 과제다.
도내에 초등생 교육에 이용할 만한 수영장이 많지 않은 데다가 현재 도내 학교 수영장은 8개교에 있으나 이 가운데 일부는 낡거나 보일러 시설이 없어서 개축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는 신광초의 경우 야구연습장을 수영장으로 개축할 계획이며 영평초와 해안초에 올해 복합수영장 신축이 예정돼 있다.
강동우 제주시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수영 강사는 물론 교육 대상 학교의 인솔교사들도 입수해서 지도하도록 하는 등 안전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제주시 동 지역은 수영장 확보가 어려운데, 수영교육 확대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인프라 구축 등 여건이 마련되는 대로 수영교육을 강화해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는 능력을 키우고 몸과 마음의 건강도 도모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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