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세무·비자 관련 컨설팅하며 '외국기업 도우미' 역할
"보수적 시장이라 진출 어렵지만 신뢰 얻으면 장기납품 가능"
(고양=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 번 거래를 트면 신뢰관계가 깨지기 전에는 10년, 20년 지속한다는 게 장점입니다."
PALSYSTEM의 송선화(51·여) 대표는 일본 시장의 매력에 대해 "주문하는 측이나 납품하는 기업이 서로 공생관계로 생각해 갑을이 없는 파트너십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운영하는 PALSYSTEM은 일본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경영·세무·비자 관련 컨설팅을 하는 '도우미 업체'로 정평이 나 있다.
1999년부터 일본 생활을 시작한 송 대표는 불법체류 신분 때문에 취업에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사업 아이템이 있어도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뜻밖에 많은 것을 보고 이들을 도우려고 나서면서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일본에 진출하거나 창업을 할 때 경험이나 자금 부족을 핑계로 사전 검토를 소홀히 하거나 법과 제도를 경시했다가 위기를 맞는 경우를 많이 봤죠. 세금 폭탄 등 문제가 터진 후 후회하는 걸 보면서 사전조사는 아무리 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글로벌 마케터'는 제대로 준비 못 해 물어야 할 수업료를 줄여주는 역할이라 보람이 큽니다."
중소기업의 의뢰를 받아 일본의 화장품·미용 시장을 조사했던 그는 "'물건 만들기'에 대한 장인정신이 강한 일본이 과거에는 한국 제품은 품질이 문제라며 취급을 안 했지만 이제는 시장에서 통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며 "한일 관계가 경색됐다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로 보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일본 기업들이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한국 제품 도입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건설현장에서 자국 중장비인 구보타, 히타치 제품이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장비를 도입하려 하고, 자동차 업계가 한국산 부품 수입을 검토하는 등 인식이 바뀌고 있다. 제품력에 자신 있다면 이제 일본시장에 문을 두드릴 때"라고 말했다.
일본 기업과의 거래를 시작할 때 주문액수로 경중을 따져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건넸다.
"한국에서는 의기투합이 되면 믿고 대량 발주를 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일본은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상거래가 일반적이라 소량 주문부터 시작합니다. 첫 거래에서 대박은 거의 없죠. 그렇지만 신뢰관계를 구축하게 되면 경쟁 업체가 가격으로 밀고 들어와도 거래처를 잘 바꾸지 않는 게 장점입니다."
그는 이번에 '글로벌 마케터'로 참가한 한상들의 평균 연령이 40대 중반 이상이라고 소개하면서 "마케터들은 각자 자기 영역을 구축한 사람들이라서 자기 일로 바쁘지만, 모국을 도우며 서로 경험과 노하우를 나눌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애정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wakar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