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재판서 통화 내역 공개…"삼성과 연락한 증거"
삼성 측 "승마지원 실무 담당…긴밀하게 통화하는 사이 아냐"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와 6개월간 210차례나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수 특검팀은 최씨가 삼성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는 과정에서 삼성 측과 직접 연락을 주고 받은 증거라고 강조했다.
특검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서 최씨가 사용했다는 차명폰의 통화 기록을 공개했다.
최씨가 비서 안모씨를 통해 '김성현'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2015년 12월에 개통해 이듬해인 2016년 8월 해지된 폰이다.
특검은 이 휴대전화 번호로 연결된 상대방 전화번호가 크게 2개로, 하나는 삼성전자 명의, 또 하나는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명의의 휴대전화였다고 밝혔다.
이 중 황 전 전무와는 2015년 12월22일∼2016년 7월 6일까지 210회에 걸쳐 통화가, 삼성전자 명의의 휴대전화와는 19차례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전화는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승마와 관련해 황성수와 연락하려고 개통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전자 명의로 개통된 전화는 회사에서 필요할 때마다 빌려주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 사용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황성수 외에 삼성전자 다른 사람이 최씨와 연락한 증거가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증거는 "최씨가 단순하게 뇌물수수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관계에 그치는 게 아니라 뇌물을 요구하고 받는 과정에서 삼성 측과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증거"라고 부연했다.
이 부회장 측은 그러나 "법인 폰도 황성수가 사용한 것"이라며 "가끔 전화를 놓치는 일이 생기면 최씨가 화를 내서 최씨 전화를 잘 받기 위해 따로 회사명의 폰을 하나 준비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황성수는 승마지원에서 실무를 담당해 최씨와 연락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짧은 기간에 수백통을 했다는데 대부분은 통화가 아니고 메시지고 주로 약속을 잡으려고 연락한 것"이라며 "긴밀하게 통화하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의 이런 주장에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황성수에게 삼성전자 명의의 휴대전화에 대해 질문했을 땐 '모른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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