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까지 경영진단 후 인력감축…최소 2천억 유상증자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KDB생명이 연내 매각을 앞두고 '군살 빼기'와 '체력보강'에 나선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미래혁신팀은 외부 컨설팅업체인 SIG파트너스와 함께 경영진단을 진행 중이다.
6월 말 진단 결과가 나오면 인력 감축, 지점 통폐합 등 구조조정에 들어갈 계획이다.
KDB생명의 구조조정은 지난달 임원 감축 때 예고됐다.
KDB생명은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 6명의 임기가 만료되자 후임자를 뽑지 않고 조직을 축소해 남은 임원들이 그들의 업무를 맡게 했다. 전체 임원 15명 중 40%에 달하는 인원을 사실상 줄인 셈이다.
7월부터 시작될 구조조정에는 희망퇴직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은 2010년 말에 200여명 규모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구조조정과 함께 자본확충에도 나선다. 현재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2천억원 이상 유상증자를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KDB생명의 RBC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5.68%로 전분기에 견줘 52.81%포인트 떨어졌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인 150%를 맞추기 위해서는 최소한 2천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KDB생명은 보고 있다.
증자뿐 아니라 후순위채권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KDB생명은 5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려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접은 바 있다.
KDB생명이 이같이 구조조정과 자본확충에 나선 것은 매물로서 '매력'을 높이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산은은 2014년 두 차례, 지난해 한 차례 등 모두 세 차례 KDB생명의 매각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매각 대상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가 보유한 KDB생명 지분 85%이었다.
매각이 불발되자 산은은 올해 두 펀드의 만기를 내년 2월로 연장했다. 산은이 하반기에는 KDB생명의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하지만 산은이 원하는 매각가와 시장이 생각하는 '몸값'간 괴리가 커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산은은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천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만들어 KDB생명을 인수했다.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투입한 돈을 더하면 8천500억원가량이 된다.
이번에 추가 증자분까지 합하면 산은이 KDB생명에 쏟아부은 돈만 1조원이 넘게 된다. 지난해 매물로 나온 KDB생명에 대해 매입자들이 써낸 것으로 알려진 3천억원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
새 회계기준(IFRS17)의 도입도 KDB생명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옛 금호생명 시절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판 탓에 IFRS17 시행을 앞두고 확충해야 할 자본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KDB생명을 인수하고서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추가로 돈을 더 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포함해 매각 계획이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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