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피해도 막아…"고도 40㎞ 이상서 핵EMP탄·조기확산탄도 파괴 가능"
美태평양사령관 "北, 미사일 발사하면 바로 격추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골프장에 배치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가 북한의 핵·화학탄두 탑재 미사일과 핵EMP(전자기펄스)탄 등을 지상에 피해를 주지 않는 고도에서 완전히 파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날 성주에 배치된 사드체계는 27일부터 사실상 실전 운용 상태에 있다는 것이 우리 국방부의 설명이다.
북한이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에 핵·화학탄두를 탑재해 우리나라를 향해 발사한다면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사드체계가 즉시 가동해 이를 요격한다. 북한은 이미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한미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공중에서 핵·화학탄두가 터지면 요격 잔해물이 지상으로 떨어져 대규모 2차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고도(배척고도)에서 이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27일 주장했다.
미국도 사드체계를 개발하면서 이런 2차 피해 가능성을 우려해 수백여 회 시뮬레이션을 거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우려에 대해 국방부는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고도에서 핵·화학탄두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요격 잔해물에 의한 2차 피해를 방어할 수 있는 상공을 배척고도(지상에서 10∼12km 상공)라고 하는데 그 배척고도 이상에서 핵 및 화학탄두를 완전히 파괴해 지상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핵·화학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요격했을 때 요격 잔해물이 지상으로 떨어져 2차 피해를 줄 수 있는데 이런 피해를 막으려면 고도 10~12㎞이상 상공에서 완전히 파괴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군이 시뮬레이션을 거쳐 배척고도에서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 것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사드의 요격고도는 40~150㎞인데, 그 이하인 10~12㎞ 범위의 상공에서도 핵·화학탄두를 완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설명으로 보인다. 10~20㎞ 범위의 상공은 우리 군이 구축 중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요격 고도에 들어간다.
또 핵EMP와 '조기확산탄' 등 북한의 진화한 위협에도 사드체계가 대응 능력을 갖췄는지도 관심이다.
핵EMP는 보통 40㎞ 상공에서 폭발, 지상으로 전자기펄스가 퍼지도록 해 통신장비 등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위력적인 무기이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1990년대 말부터 EMP탄을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기확산탄은 폭탄 속에 수십에서 수백 발의 소형폭탄인 자탄이 들어 있는 것을 말한다. 조기확산탄은 일정한 고도에서 폭탄을 조기에 터트리도록 명령어를 입력한다. 조기확산탄이 터지면 수백 발의 자탄을 모두 막을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확산탄에 입력된 명령어가 실행되기 이전에 파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핵EMP탄이 작동되거나, 조기확산탄의 탄두에 입력된 자탄 폭발 명령어가 활성화되기 전인 40㎞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다"면서 "사드는 현존하는 최상의 미사일방어체계"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텍사스 포트 블리스 기지에 5개, 괌에 1개 포대 등 6개 사드 포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본토에서 1개 포대가 성주골프장에 배치됐기 때문에 4개 포대로 줄었다. 미국은 올해 중으로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에서 1개 포대를 추가 인수할 계획이다.
준중거리(MRBM)급 이하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사드는 2005년부터 미국에서 실시한 11차례의 요격시험을 모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1천여 기의 탄도미사일을 갖고 있고, 이 가운데 85%가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이다. 사드체계는 스커드와 노동미사일과 같은 단거리,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도록 최적화된 무기체계라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미 태평양사령부의 해리 해리스 사령관도 26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있을 경우 격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미사일이 발사되면 바로 격추된다(if it flies, it will die)"라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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