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통신 광고기획실서 출발…'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등 명광고 배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국내 종합광고대행사 오리콤[010470]이 창업 50년을 맞았다. 국내 종합광고대행사 중 최고령이다.
27일 오리콤에 따르면 그 출발은 서울 중구 을지로 101번지에 있었던 뉴스통신사 합동통신 내 광고기획실이었다.
박두병 당시 합동통신사 사장은 "외국 광고회사가 오기 전 우리 손으로 광고대행업의 토대를 닦아보자"며 1967년 3월 광고기획실을 만들었다.
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주요 광고주는 의약품 기업이었다. 이들 기업은 자체적으로 담당 부서를 두고 광고를 집행했다고 한다.
다른 기업의 광고를 대행하던 합동통신사 광고기획실은 1979년 7월 '오리콤'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후 '최초의 광고회사', '광고사관학교', '한국광고의 역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광고량 추정표 발행, 최초의 광고전문 서적인 오리콤 광고 신서 등을 발행하는 등 광고산업의 과학적,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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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걸맞게 히트작도 많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는 불후의 명작으로 꼽힌다. 당시 초등학교 시험에 '가구가 아닌 것을 고르시오'라는 객관식 문제가 나왔는데, 많은 학생이 침대를 골라 '파장'이 일기도 했다.
20여년간 한결같이 이어온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은 한국 최장수 기업 캠페인으로 광고학 교과서의 한 장을 장식했다.
개발과 성장의 논리가 사회를 뒤덮던 1984년 환경을 강조한 기업 PR로 주목받았다.
1990년대 후반 맥주 광고 '랄랄라, 라거 주세요'는 온 국민을 춤추게 한 '랄랄라' 열풍을 만들어냈다.
당시 모델로 출연한 배우 박중훈은 훗날 "내 인생의 광고"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누가 나이키를 신는가', '닦지 말고 씻으세요' '난 느껴요, 코카콜라' 등 많은 명광고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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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화그룹 계열 광고회사 한컴을 인수한 오리콤은 현재 취급액 기준 업계 6위다.
2014년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 박서원 빅앤트 대표가 오리콤 크리에이티브 총괄 CCO로 합류했다. 박 대표는 '이런쨈병', '추자삼춘네', '배민의류패션쇼'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오리콤은 창립 반세기를 맞아 통합마케팅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콘텐츠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대응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BIC본부(통합전략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전문가 육성,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등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마련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고영섭 사장은 "오리콤은 지난 50년간 수많은 성공 캠페인과 광고 인재를 배출, 축구로 비교하면 유럽 전통 명문구단과 같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주요 광고회사들이 외국계 자본인 점을 생각하면 순수 국내 회사가 자기 자본으로 핵심가치와 역량을 지켜가며 50년을 맞는다는 것은 광고사에 큰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리콤은 28일 두산연강원에서 창립 50주년 행사를 연다. 전 직원이 9개팀으로 나눠 오리콤의 50년을 다룬 광고를 제작해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We Make History, ORICOM PRIDE 50th'라는 전사적인 다짐을 선언한다.
이와 함께 18K 로즈골드 약 2돈으로 만든 반지를 특별 제작, 전 직원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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