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젝스키스 "H.O.T 덕에 탄생…재결합하길 잘했죠"

입력 2017-04-27 14:53   수정 2017-04-27 17:55

20주년 젝스키스 "H.O.T 덕에 탄생…재결합하길 잘했죠"

기념앨범 내고 전시회…"1세대 복귀, 한때 붐으로 잊히지 않길"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1세대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의 데뷔 20주년 간담회 장소는 특별했다.

20주년 전시회 '옐로우 유니버스'가 열릴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건물. 젝스키스의 '학원별곡' 의상, 과거 잡지와 사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이재진의 미술 작품, 홀로그램 등 팬클럽 '옐로우키스'(옐키)의 추억을 소환할 전시물이 빼곡했다.

전시장 4층은 태극기와 시간표, 칠판이 비치된 교실로 꾸며져 있었다. 교훈은 '양사장님이 보고 있다', 급훈은 '잡소리 집어치고 젝키짱만 외쳐'.

27일 낮 12시 학생들처럼 책걸상에 앉아 진행된 인터뷰에서 멤버들은 청소년기와 데뷔 즈음의 추억을 떠올렸다.

은지원은 "모범적인 학생이었는데 사춘기를 맞으면서 공부의 끈을 놓았다"며 "강성훈과 같은 곳(하와이)에서 유학하면서 같은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진과 청소년기를 함께 보냈다는 김재덕도 "원래 꿈은 축구선수였는데 축구부가 없는 학교로 전학 가면서 중3 때 부산 감천문화마을에서 재진이를 만났다"며 "재진이에게 춤을 배우면서 함께 축제를 다녔는데 그때는 춤이 전부였다. 여러 기획사에 함께 춤춘 자료를 보내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각기 다른 청소년기를 보냈던 이들은 대성기획에 발탁돼 1997년 4월 15일 젝스키스로 데뷔했다.

3년간 활동하며 '학원별곡', '폼생폼사', '커플' 등 다양한 히트곡을 내며 신세대 팬 문화를 이끌었지만 2000년 5월 18일 해체를 발표하고 팀 활동을 중단했다.

16년이 흐른 지난해 이들은 MBC TV '무한도전'을 통해 성공적으로 재결합했고 새로운 팬들까지 더하며 20주년을 기념하게 됐다.

강성훈은 "그때만 해도 그룹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듀오 언타이틀을 잡자고 했는데 H.O.T의 등장으로 멤버를 더 모집해 그룹으로 나왔다. H.O.T가 나오며 젝스키스가 탄생했으니 H.O.T에게 고마운 것 같다"고 웃었다.

멤버들은 20주년을 맞기 전 재결합하길 잘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가 '컴백 신호탄'이었다면, 올해는 '리스타트'하는 해여서 설레고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은지원은 "20년간 꾸준히 활동한 건 아니지만 아이돌 가수가 20년을 맞은 건 H.O.T 다음"이라며 "가수가 몇 주년을 맞기 어려운데 올 한해를 '젝키'의 해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28일에는 17년 만에 신곡이 수록된 앨범을 내고, 전시회가 문을 연다. 또 이후 콘서트와 팬미팅을 열고 일본 등 해외 진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강성훈은 "팬들에게 보답하고 기념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YG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이 2년밖에 안 남아 올해 빡빡하게 활동하려 한다고 웃었다.

앨범에는 타블로와 프로듀싱팀 퓨처바운스가 만든 신곡 '아프지 마요'와 '슬픈 노래'를 비롯해 지난해 말 공개한 '세 단어', 지난해 9월 콘서트에서 선보인 과거 곡들을 다시 녹음해 수록했다.

은지원은 "재결합 이후 요즘 시대의 눈높이에 맞추되 우리 스타일을 잃지 않는 음악을 추구했다"며 "우리 감성을 잘 알고 공감대가 있는 타블로와 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프지 마요'는 발라드지만 '슬픈 노래'는 퍼포먼스가 필요한 경쾌한 하우스 리듬의 곡.

이재진은 "춤을 추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다"며 "예전엔 10곡 연속 춤을 췄는데 요즘은 한 곡만 춰도 기진맥진하고 땀을 많이 흘린다. 요즘 친구들은 연습생 생활을 오래 해 '칼 군무'를 추던데 우린 어린 시절 숙소 생활을 하지 않았고 오랜 시간 떨어져 있어서 각자의 필이 묻어나는 춤을 춘다"고 말했다.

그러나 팬들 사이에서 은지원의 '미모 복귀가 극적'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은 변함없는 꽃미남 외모를 자랑했다.

은지원은 "난 (강) 호동이 형과 멀어지면 살이 빠지고 붙어 있으며 식탐이 생긴다"며 "얼굴에 뭐가 가장 많이 날 정도로 관리는 전혀 안 한다. 혼자 예능 출연이면 다이어트하지 않을 텐데 젝스키스로 활동하니 적어도 피해는 주지 말자는 생각에 1일 1식을 지키려 한다. 외모가 돌아왔다는 말은 부담스럽다. 꾸준히 유지하기 어렵다"고 웃었다.




멤버들은 또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전 멤버 고지용이 재결합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마음은 항상 열려있다고 했다.

강성훈은 "그 친구의 본업이 있어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주말에 촬영한다고 들었다"며 "한 가정의 가장이니 그 생활을 존중해줘야 한다. 물론 그 친구에 대한 마음은 늘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재결합 이후 S.E.S, NRG 등 1세대 그룹의 복귀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은지원은 "복고 바람이 일면서 대중의 향수를 자극하는 시기에 우리가 뭉쳤다"며 "모든 1세대가 한때의 붐으로 잊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강성훈도 "우리 팬들이 학창 시절 못한 '덕질'을 한풀이하듯 화력을 보여준 게 원천이었다"며 "YG를 만나 시너지가 플러스알파가 됐으니 '노랭이'(팬을 부르는 애칭)와 YG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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