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WS)에서 각각 '밤비노의 저주', '염소의 저주'를 깨고 우승의 한(恨)을 푼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의 우승 트로피가 한자리에 모인다.
27일(한국시간)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과 폭스 스포츠에 따르면, 컵스는 29일부터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리는 보스턴과의 원정 3연전에 지난해 WS 우승 트로피를 대동한다.
테오 엡스타인 컵스 야구단 운영부문 사장, 그의 쌍둥이 형제 폴이 함께 설립한 재단과 레드삭스 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 자선행사에서 보스턴과 컵스의 WS 우승 트로피를 나란히 전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30일 보스턴과 컵스의 경기 후 보스턴의 파라다이스 록 클럽에서 열리는 자선행사 '핫 스토브 쿨 뮤직'은 WS 우승 트로피 특별 전시회 주제를 '저주 타파'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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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과 컵스를 잇는 공통분모는 엡스타인 사장이다.
그는 2004년 보스턴의 단장으로 86년 만에 WS 우승을 이끌어 '밤비노의 저주'를 깼다.
저주를 풀 주술사로 2011년 컵스로 옮겨선 지난해 '염소의 저주'를 타파하고 108년 만에 시카고 팬들에게 우승을 선사했다.
밤비노의 저주는 보스턴이 1920년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헐값에 팔아넘긴 뒤 WS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을 일컬었다. 밤비노는 이탈리아어로 갓난아기를 뜻하는 루스의 애칭이다.
염소의 저주는 1945년 윌리엄 시아니스라는 팬이 애완용 염소를 컵스의 홈인 리글리필드에 데려왔다가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쫓겨난 사건에서 나왔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월드시리즈 4차전 때 염소를 대동했다가 주변인들의 불평으로 결국 구장에서 쫓겨난 시아니스는 "망할 컵스, 다시는 이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분노에 찬 저주를 퍼부었고 실제 현실이 됐다.
미국프로야구에서 해묵은 두 가지 저주를 잇달아 해결한 엡스타인은 지난달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의 '위대한 세계 지도자 50명' 중 당당히 1위에 오른 데 이어 시사주간지 타임의 전 세계 영향력 100대 인물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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