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비핵화·대화 병행', 安 '비핵화 도움되는 대화'
洪 '무장평화', 劉 '先비핵화', 沈 '北과 우선적 대화'
文·安·洪, 美와 전략동맹 강화…한중 관계는 내실·안정화
日은 역사직시 전제 관계 발전 추구…역대 정부 외교기조와 유사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정아란 김동현 박수윤 서혜림 최평천 기자 = 북한의 도발 위협 등으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선 후보들은 북핵 문제에 가로막혀 있는 남북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서로 다른 구상을 내놨다.
안보적으로 중차대한 과제인 북핵 문제 해결과 민족사적 의미가 있는 남북관계 개선 조치의 시점의 선후를 어떻게 할지를 놓고 입장차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주변 4국과의 관계에 있어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발전시키다는 기본적인 외교 기조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일본 문제에서도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역사 직시 입장과 함께 관계 안정화·발전 방침을 같이 밝혔다.
◇ 文 비핵화와 대화 병행·安 비핵화 도움되는 대화·洪 비핵화 먼저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남북관계 개선 및 남북대화를 비핵화와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남북간 언론 및 사회문화교류 활성화 등의 공약도 이런 차원이다.
문 후보는 북핵 문제 진전에 따라 한반도에 신(新)경제벨트도 구축하고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남북간 점진적 통일을 추진하되 시장 통합을 먼저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남북관계 구상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북 제재를 지속하면서도 민족 화해와 통일, 개혁 개방 등을 위한 대화와 협상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도 열려있지만, 북핵 해결에 도움될 때 한다는 입장이며 즉각적인 개성공단 재개도 불가하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 지향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추진을 약속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남북관계에 있어 힘을 우위로 한 '무장 평화'를 정책으로 내걸었다. 핵 문제 해결 전에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물론 남북관계 개선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 노력은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후보 역시 선(先) 비핵화 입장을 강조했다. 심 후보는 비핵화를 위해서라도 북한과 우선적으로 대화하겠다고 공약하고 단계별 통일 구상도 제시했다.
◇ 文·安·洪, 美와 전략동맹 강화…한중 관계는 내실·안정화 = 주요 대선 후보들은 미국을 외교 중심축으로 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내실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 관계를 계속 강화하는 한편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주변 4강과의 협력외교'를 기치로 내세운 문 후보는 한미 관계와 관련, 군사동맹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바탕으로 외교 기축으로 전략적 유대를 지속하는 한편 다원적 전략동맹으로 글로벌 차원의 협력도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문 후보는 이를 위해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포함해 고위 전략회의를 제도화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내실화'란 표현을 사용했다. 양국 고위급간 전략경제대화 및 국방 당국 간 대화를 활성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전략적 소통도 강화하겠다는 것이 문 후보의 구상이다.
안 후보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는 방향에서 주변 4국과 평화외교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외교 중심축인 한미동맹을 군사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전략적 동맹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안보 현안에 대해 협력을 추진하고 차기 정부 과제 중 하나인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와 관련해 협상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대중 관계에 대해서는 정책자문단을 설치해 사드 보복문제를 해결하고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회복·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후보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익에 바탕을 두고 당당하게 대외정책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국 신(新)행정부와 최상의 전략적 동맹 관계 구축과 대중 관계의 안정적 발전·관리를 각각 공약했다.
북핵 대응 차원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공약한 홍 후보는 미국과 핵무기 공유협 정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유 후보는 한미 FTA 문제와 한중일 FTA 협상 등에 대비해 외교부에 통상 기능을 복원, 외교통상부로 환원해야 한다는 공약 등을 내놨다.
심 후보는 대미·대중 관계에서 균형자로 역할하겠다는 외교 구상을 밝혔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전면개정 등의 공약도 제시했다.
◇ 일본군 위안부 합의 재협상·한일관계 안정·발전 추구 = 대선후보들은 한목소리로 한일 정부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재협상 방침을 밝혔다. 이와 동시에 한일관계를 안정화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문 후보는 위안부 등 역사 문제에서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되 실용적 입장에서 성숙한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을 대일 관계 기조로 제시했다.
안 후보는 군 위안부 문제 재협상 및 독도 왜곡 문제 해결을 공약했다. 과거 직시와 우호협력 관계 발전 등이 골자인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에 따른 관계 정립도 공약했다.
홍 후보는 일본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 관리하겠다는 원칙을 내놨다. 유 후보는 군 위안부 문제 재협상과 독도 영유권 공고화를 대일 공약으로 제시했다.
심 후보는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전제로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 정립이라는 기본 원칙을 공약으로 확인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양자 관계 강화와 경제협력 확대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문 후보는 다자안보와 경제공동체를 통합하는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라는 외교 구상을, 안 후보는 국내 경제와 통상정책에 기반한 선진 통상외교 추진 등도 각각 약속했다.
◇ 북핵·외교 상황 심각…실질적 고민 필요 = 대선 후보들의 남북관계 및 주변국 외교 공약과 관련, 총론적 접근만 있고 각론적 해법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의 안보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데 있어 문제 인식이 안이하다는 것이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원장은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실질적 핵무장 상태로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 고민이 없는 것 같다"면서 "우리가 19세기 말 한번 실패했던 열강 정치가 사실상 부활하고 있는데 주변국과도 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립서비스 이상은 안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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