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장비 전격 배치에 中 관영매체 대체로 차분(종합)

입력 2017-04-27 20:50  

사드 장비 전격 배치에 中 관영매체 대체로 차분(종합)

환구시보만 "중요 순간에 중국 뒤통수 쳐"… 다른 비난보도 없어

中 사드 출구전략 모색 또는 대선 후 정책변화 기대감?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주한미군의 전격적인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장비 배치에 대해 27일 중국의 관영 매체들이 대체로 차분한 보도 태도를 보였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를 제외한 중국 관영 매체들은사드 레이더 등 핵심부품들이 전날 새벽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것에 대해 비난하는 기사나 사평(사설)을 싣지 않았다. 인민일보는 관련 사실만 담담하게 전달했다.

이는 지난 2월 한국 국방부와 롯데그룹이 사드부지 계약을 맺을 당시 중국 매체가 융단폭격을 방불케 할 만큼 일제히 비난한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중국 측이 사드 출구전략을 모색하거나 내달 한국 대선 이후 사드 정책이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환구시보는 이날 '중요한 순간에 사드가 중국의 배후를 찔렀다'라는 제목의 사평에서 "북한이 창군절을 맞아 핵실험 또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할지에 세계가 주목한 지난 25일 북한은 평온했지만, 오히려 한미 당국이 전격적인 사드 장비 배치로 중국의 배후를 칼로 찔렀다"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한국에서 전격적인 사드 장비 배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급진적 행동이라며 중국의 역사서 사기에 나오는 '암도진창(暗度陳倉·정면을 공격할 것처럼 위장한 뒤 후방을 공격하는 행위)'에 비유해 강하게 비난했다.

신문은 "한국 보수파와 북한의 핵 개발은 모두 이성을 상실한 것이며 편집주의라는 동전의 양면을 대표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한미 당국의 이런 조치에도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정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새로운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은 마땅히 원유 공급을 포함한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지지할 것이고, 그런 입장은 한미 당국의 사드 장비 도입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사드 장비 배치가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현재 중국이 외교적인 수단과 제재를 병행해 핵 포기를 북한에 압박하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는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밝혔다.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학 잔더빈 부교수는 "북한은 이번 조치를 미국의 전쟁준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가 동북아의 전략균형을 해치고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뿐 아니라 비핵화 노력에도 역행한다"고 비난했다.


reali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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