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의 송환요구 거부…세르비아, 주불대사 소환하며 항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법원이 세르비아가 전범으로 기소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전 코소보 총리를 세르비아에 송환하지 않기로 했다.
프랑스 콜마르 항소법원은 27일(현지시간) 세르비아에서 전범 혐의를 받는 라무시 하라디나이 전 코소보 총리를 세르비아로 송환하지 않기로 하고 그를 즉각 석방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하라디나이 전 총리는 이날 코소보의 수도 프리슈티나로 돌아갈 예정이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세르비아가 발부한 국제 체포영장에 근거해 1998∼1999년 코소보 내전 때 코소보 인민해방군 사령관을 지낸 뒤 2004∼2005년 총리를 역임한 하라디나이 코소보 미래당 당수를 지난 1월 프랑스의 한 지방 공항에서 체포했다.
프랑스가 하라디나이 전 총리를 체포하자 코소보 정부는 "프랑스 정부는 (세르비아가 발부한) 체포 영장이 완전히 정치적이며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석방을 요구해왔다.
하라디나이 전 총리는 코소보 내전 때 세르비아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세르비아에서 기소됐으며 세르비아 측은 그에 대한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그러나 코소보 내전과 연관된 전범 혐의로 과거 2차례 유엔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법정에 섰던 그는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세르비아 정부는 프랑스의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총리는 베오그라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결정은 불법적이며 정치적인 의도에서 이뤄진 불공정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 정부에 항의하고 주프랑스 대사를 소환하는 한편, 러시아 외무부에도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코소보 내전은 독립을 요구하는 알바니아계 반군이 세르비아에 저항해 1999년 일어났으며 알바니아계 주민 1만여 명을 포함해 총 1만3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세르비아를 3개월 가까이 폭격한 뒤 세르비아군이 철수하며 종식됐다.
코소보는 이후 2008년 세르비아에서 분리독립했으나, 세르비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은 채 여전히 코소보를 자국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도 세르비아의 입장에 동조하며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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