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재 탈당 후 서울시의원 5명도 일괄 역탈당…주말이 고비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이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은재 의원이 28일 탈당을 전격 선언하면서 소문만 무성했던 '역탈당'이 현실로 벌어진 것이다.
특히 서울지역 재선인 이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탈당 도미노'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바른정당 내부의 균열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단일화의 1차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오는 29일(투표용지 제작시한)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실제 최근 대선국면에서 이 의원 외에도 3선의 홍문표 의원 등이 탈당을 진지하게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오전 의원 20명이 발표한 3자 단일화 촉구 입장문을 성안하는 사전 모임에 참석했던 의원 중 상당수도 단일화 논의 추이에 따라 추가 탈당을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앞서 당사 인근에서 열린 조찬 회동에는 당내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김학용·김성태 의원을 비롯해 김재경 김성태 박순자 이종구 홍문표 이은재 장제원 의원 등 모두 8명이 참석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탈당 가능성에 대해 애써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오늘 당장 20명의 이름으로 3당 단일화를 촉구해놓고 곧장 탈당 등의 거취를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당분간 논의 추이를 지켜본 뒤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탈당결정에 대해서는 "개인의 정치적 소견에 따라 한 것 아니냐"면서 말을 아꼈다.
이 가운데 서울시의원들의 무더기 역탈당 소식도 전해졌다. 서울시의회 김진수(강남2) 부의장과 진두생(송파3) 바른정당 대표를 포함해 성중기(강남1), 이석주(강남3), 황준환(강서3) 의원 등 5명이다.
이에 대해 조만간 탈당이 유력시되는 또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국회의원에게 지방의원들은 가장 중요한 지역 조직"이라며 "이번 대선이 문제가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도의원들의 이탈을 손 놓고 바라만 볼 수 있는 간 큰 국회의원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주말 사이 이와 같은 역탈당 행렬이 이어진다면 대선을 열하루 앞두고 지지율 부진과 단일화 압박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유승민 후보에게 큰 상처가 될 전망이다. 다른 무엇보다 '집안 단속'에 실패한 지도자라는 불명예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신(新) 보수'를 자처하며 분당, 한국당과 차별화를 시도했던 바른정당으로서는 그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일대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원내 4당의 처지에서 대선 이후 정개개편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려면 당장 한 석이 아쉬운 판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내 단일화 촉구 논의에 앞장서온 한 중진 의원은 "대선도 치르기 전에 탈당, 또는 탈당 후 재입당 등을 논하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설사 지금 당이 똘똘 뭉치는 상황은 못될지라도 '흩어지면 죽는다'는 공감대 정도는 있다"면서 "당장 몇몇이 집을 나간다 해도 절대다수의 단일대오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 또한 전날 입장문을 통해 본인을 둘러싼 탈당설 등의 여러 논란에 대해 "전혀 근거도 없고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하면서 "바른정당의 창당 가치와 철학을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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