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다 중요한 건 다음 경기에 지장 없는 것"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어휴, 완봉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무리해서) 완봉해봐야 후유증만 있죠."
2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만난 양상문(56) LG 트윈스 감독은 우완투수 임찬규(25)에게 완봉에 도전할 기회를 주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임찬규는 27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7⅓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임찬규는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를 '완성 직전의 대기' 정도까지 바꿔놓는 데 성공했다.
임찬규는 4-0으로 앞선 8회초 1사 후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김지용에게 넘겼다. 당시 투구 수가 101개였다.
무리한다면 완봉승까지 욕심내볼 만한 상황이었다. 선발투수가 실점 없이 경기를 혼자 책임지는 완봉승은 지난해 7번밖에 안 나온 기록이다. 2011년 데뷔한 임찬규는 아직 완봉승 경험이 없다.
그렇지만 양상문 감독은 두 번 고민하지 않고 교체 카드를 꺼냈다. 일단 투구 수가 많았고, 무리할 이유가 없어서다.
양 감독은 "완봉승하려면 적어도 120개는 던져야 할 상황이었다. 오히려 완봉승하고 난 투수는 후유증이 있더라. 만약 (박정권을 볼넷으로 내보내지 않았어도) 완봉 안 시키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시절 통산 63승 가운데 10승이 완봉승이었던 양 감독은 혹사 때문에 재능을 완전히 꽃피우지 못한 선수로 통한다.
부산고-고려대를 거치며 강속구를 잃어버린 양 감독은 1985년부터 프로에서 기교파 투수로 활약했지만, 1993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그래서 양 감독은 좀처럼 투수를 무리해서 쓰지 않는다. 투수가 욕심낼만한 기록이 걸려 있더라도 정해놓은 기준을 넘기면 교체 카드를 꺼낸다.
양 감독은 "임찬규야 앞으로가 더 중요한 투수 아닌가. 다음에도 완봉승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꾸준한 활약을 기대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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