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 0.7%에서 급락…소매·호텔·음식업 등 소비자 업종이 주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경제가 지난 1분기 부진한 성장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악영향이 뒤늦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3%(속보치) 증가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2016년 1분기 이후 최저치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치(0.4%)를 밑돈다.
특히 작년 6월 23일 브렉시트로 결론 난 국민투표 이후에도 3분기(0.6%)와 4분기(0.7%)에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해온 것과 대비되는 실적이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결정에도 위축되지 않던 영국 경제가 브렉시트 영향권에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지난 1월 중순 EU를 떠나면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이탈하는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를 추구하겠다고 천명했다. EU 단일시장 회원국지위가 일부 유지될 수 있다는 일각의 기대를 없애버리는 선언이었다.
이어 메이 총리는 지난 3월 29일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고 이틀 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그간 수차례 시사해온 '선(先) 탈퇴 협상- 후(後) 자유무역협정 등 미래관계 협상' 원칙을 명시한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했다.
통계청은 1분기 GDP 실적 부진은 주로 서비스 부문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나라 전체 GDP의 79%를 차지한 서비스 부문 성장률이 전분기(0.8%)에서 대폭 후퇴한 0.3%로 급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서비스 부문 급락세는 소매업·호텔·음식업 등 소비자 주도 업종에 의해 주도했다면서 소비자 주도 업종이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성장(0.5%)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연초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 천명과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브렉시트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조짐을 보이자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그럼에도 실제 1분기 실적은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한 것 이상으로 소비 위축이 진행됐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GDP 실적 발표 직후 스카이 뉴스와 인터뷰에서 전반적인 영국 경제는 양호하다고 주장했다.
해먼드 장관은 "고용 지표가 좋고 더 나아지려 한다"며 "영국 경제는 회복력이 있다"고 말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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