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가라" "트럼프 다른 것 노려"…TV토론서 '사드비용' 공방
트럼프 '10억달러' 언급에 文·沈 공세 취하며 安·劉 몰아 세워
文 "무조건 찬성으로 협상력 떨어뜨려"…安 "미국이 비용 내기로 합의"
洪 "좌파정부 들어서면 코리아패싱" 劉 "방위비분담금 노린 것" 沈 "헛소리냐"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박수윤 서혜림 이슬기 기자 =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28일 열린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비용을 10억 달러(1조1천300억 원)로 추산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 공수(攻守)가 뒤바뀐 모습이 연출됐다.
그동안 4차례의 TV 토론회에서 사드 배치를 적극 찬성하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말 바꾸기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몰아붙이는 상황이었다면 이날 토론에서는 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공격을 주도했다.
문 후보와 심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10억 달러 요구가 국회비준과 차기 정부에서의 결정 필요성을 보여준 논거로 제시했고, 안 후보와 유 후보는 이미 한미간에 비용을 부담하지 않기로 합의한 만큼 10억 달러를 낼 필요가 없다고 맞섰다.
토론회 초반 문 후보와 심 후보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본격적인 공세를 준비했다.
문 후보는 "10억 달러면 막대한 재정 부담을 초래한다. 그 때문에라도 국회비준이 필요하다"면서 "사드 배치 문제는 다음 정부에 넘겨 논의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여러 정당과 후보들이 사드를 무조건 찬성해서 미국과의 협상력을 떨어뜨린 측면이 있다"면서 사실상 홍 후보와 유 후보, 더 나아가 안 후보까지 겨냥했다.
심 후보는 "야밤에 (사드를) 기습 배치하고 청구서를 보내는 이런 행동이 과연 동맹국의 태도가 맞느냐"면서 "돈을 못 내겠으니 사드를 도로 가져가라고 해야 당당한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심 후보의 '동맹국의 태도가 맞느냐'는 질의에 "공감한다"고 호응했다.
심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얘기를 들어보면 밀실협상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데 사드 배치 시기와 비용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격의 화살은 유 후보로 향했다.
문 후보는 "사드 배치에 (미국이) 10억 달러를 내라고 하는데 국회비준이 필요 없느냐"고 겨눴다.
이에 유 후보는 "(한미 간에는 이미) 돈을 안 내는 것으로 합의된 사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목적을 가지고 질러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을) 설득해서 안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한일 위안부 문제도 양국 정부 발표가 다르다. 소녀상 문제도 다르다"면서 "사드 배치도 우리는 부지 제공 외에 부담하지 않는다는 정부 발표도 이제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와 심 후보는 최근 사드 배치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안 후보도 몰아붙였다.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10억 달러를 내야 해도 무조건 (사드) 찬성이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이미 미국에서 (비용을) 내기로(부담하기로) 합의가 돼 있다. 우리가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유 후보와 같은 입장을 취했다.
문 후보는 "사드 배치를 무조건 다 찬성이라고 하니 이제 비용도 부담하라는 주장이 나오고 한미 FTA (종료) 주장을 하는 것"이라면서 "(사드는) 우리가 행사할 수 있는 외교적 카드였지 않나. 괜히 협상력을 떨어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문 후보의 바통을 이어받아 "그럼 트럼프 대통령이 헛소리한 것이냐"면서 안 후보에 대한 후속 공격에 나섰다.
안 후보는 "처음에 미·중 관계도 기억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칙이나 형식을 흔들었고, 결과적으로 중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협상 전략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심 후보는 "미국이 합의를 어기면 사드를 돌려보낼 것이냐"고 물었고, 안 후보는 "그것(합의)은 바꿀 수 없다. 돈 줄 이유가 없고, 오늘 국방부에서도 밝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헛소리한 것이냐'는 심 후보의 언급을 받아 유 후보가 나섰다.
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한 것은 맞다. 이미 (한미간에) 합의했기 때문에 10억 달러를 낼 필요가 없다"면서 "10억 달러를 내고 주한미군에 사드 포대를 들여오려면 그 돈을 내고 사면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10억 달러를 내라고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을 한 사람이라서 다른 것을 노리고 친(때린) 것 같다. 아마 방위비분담금(증액)에 대한 압박이 들어오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홍준표 후보는 사드 관련 질문을 받지 않았다.
다만 토론 마무리발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10억 달러를 내라고 하는 것은 좌파정부가 들어오면 '코리아 패싱(passing, 한국을 배제한 채 한반도 문제를 논의한다는 의미)'을 하겠다는 뜻"이라면서 좌파정부가 들어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의 논거로 삼았다.
홍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제일 먼저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 함상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하겠다"면서 "사드 배치 문제, 한미 FTA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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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억달러' 언급에 文·沈 공세 취하며 安·劉 몰아 세워
文 "무조건 찬성으로 협상력 떨어뜨려"…安 "미국이 비용 내기로 합의"
洪 "좌파정부 들어서면 코리아패싱" 劉 "방위비분담금 노린 것" 沈 "헛소리냐"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박수윤 서혜림 이슬기 기자 =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28일 열린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비용을 10억 달러(1조1천300억 원)로 추산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 공수(攻守)가 뒤바뀐 모습이 연출됐다.
그동안 4차례의 TV 토론회에서 사드 배치를 적극 찬성하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말 바꾸기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몰아붙이는 상황이었다면 이날 토론에서는 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공격을 주도했다.
문 후보와 심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10억 달러 요구가 국회비준과 차기 정부에서의 결정 필요성을 보여준 논거로 제시했고, 안 후보와 유 후보는 이미 한미간에 비용을 부담하지 않기로 합의한 만큼 10억 달러를 낼 필요가 없다고 맞섰다.
토론회 초반 문 후보와 심 후보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본격적인 공세를 준비했다.
문 후보는 "10억 달러면 막대한 재정 부담을 초래한다. 그 때문에라도 국회비준이 필요하다"면서 "사드 배치 문제는 다음 정부에 넘겨 논의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여러 정당과 후보들이 사드를 무조건 찬성해서 미국과의 협상력을 떨어뜨린 측면이 있다"면서 사실상 홍 후보와 유 후보, 더 나아가 안 후보까지 겨냥했다.
심 후보는 "야밤에 (사드를) 기습 배치하고 청구서를 보내는 이런 행동이 과연 동맹국의 태도가 맞느냐"면서 "돈을 못 내겠으니 사드를 도로 가져가라고 해야 당당한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심 후보의 '동맹국의 태도가 맞느냐'는 질의에 "공감한다"고 호응했다.
심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얘기를 들어보면 밀실협상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데 사드 배치 시기와 비용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격의 화살은 유 후보로 향했다.
문 후보는 "사드 배치에 (미국이) 10억 달러를 내라고 하는데 국회비준이 필요 없느냐"고 겨눴다.
이에 유 후보는 "(한미 간에는 이미) 돈을 안 내는 것으로 합의된 사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목적을 가지고 질러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을) 설득해서 안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한일 위안부 문제도 양국 정부 발표가 다르다. 소녀상 문제도 다르다"면서 "사드 배치도 우리는 부지 제공 외에 부담하지 않는다는 정부 발표도 이제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와 심 후보는 최근 사드 배치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안 후보도 몰아붙였다.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10억 달러를 내야 해도 무조건 (사드) 찬성이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이미 미국에서 (비용을) 내기로(부담하기로) 합의가 돼 있다. 우리가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유 후보와 같은 입장을 취했다.
문 후보는 "사드 배치를 무조건 다 찬성이라고 하니 이제 비용도 부담하라는 주장이 나오고 한미 FTA (종료) 주장을 하는 것"이라면서 "(사드는) 우리가 행사할 수 있는 외교적 카드였지 않나. 괜히 협상력을 떨어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문 후보의 바통을 이어받아 "그럼 트럼프 대통령이 헛소리한 것이냐"면서 안 후보에 대한 후속 공격에 나섰다.
안 후보는 "처음에 미·중 관계도 기억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칙이나 형식을 흔들었고, 결과적으로 중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협상 전략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심 후보는 "미국이 합의를 어기면 사드를 돌려보낼 것이냐"고 물었고, 안 후보는 "그것(합의)은 바꿀 수 없다. 돈 줄 이유가 없고, 오늘 국방부에서도 밝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헛소리한 것이냐'는 심 후보의 언급을 받아 유 후보가 나섰다.
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한 것은 맞다. 이미 (한미간에) 합의했기 때문에 10억 달러를 낼 필요가 없다"면서 "10억 달러를 내고 주한미군에 사드 포대를 들여오려면 그 돈을 내고 사면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10억 달러를 내라고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을 한 사람이라서 다른 것을 노리고 친(때린) 것 같다. 아마 방위비분담금(증액)에 대한 압박이 들어오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홍준표 후보는 사드 관련 질문을 받지 않았다.
다만 토론 마무리발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10억 달러를 내라고 하는 것은 좌파정부가 들어오면 '코리아 패싱(passing, 한국을 배제한 채 한반도 문제를 논의한다는 의미)'을 하겠다는 뜻"이라면서 좌파정부가 들어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의 논거로 삼았다.
홍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제일 먼저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 함상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하겠다"면서 "사드 배치 문제, 한미 FTA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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