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의 해빙 무드 속에 중국 해군 함정이 필리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미사일 구축함 창춘(長春)과 프리깃함 징저우, 종합보급함 세척으로 이뤄진 중국 해군 함대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시장을 지냈던 민다나오 다바오시에 정박할 예정이다.
중국 해군 함정의 필리핀 방문은 10년만에 처음이다.
동해함대 소속의 이들 함정은 중국 해군 창설 68주년인 지난 23일 상하이를 출항해 180일간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지의 20여 개국을 방문하는 원양항해에 나선 상태다.
특히 이들 함정의 필리핀 방문은 러시아 해군 함정들이 지난주 필리핀 해군과 합동훈련을 위해 마닐라를 방문한 직후에 이뤄진 점에서 주목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동맹인 미국에 대한 군사의존을 낮추고 역내 다른 국가와 관계를 증진한다는 명목으로 중국, 러시아와의 군사교류를 늘리고 있다.
이중에서도 중국과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논쟁과 갈등은 일단 제처놓고 경제협력과 투자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덜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이 남중국해 분쟁도서를 전격 방문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 함정의 방문은 26∼29일 마닐라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린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아세안 순회 의장국인 필리핀은 정상회의 기간에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아세안이 보다 유화적 노선을 취할 것을 주창하고 있다. 의장 성명 초안에는 남중국해 군사화나 인공섬 건설 문제가 아예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일부 회원국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아세안의 한 당국자가 전했다.
중국과 필리핀은 아세안 회원국들이 남중국해 행동수칙(COC)안에 합의할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다.
이 당국자는 행동수칙안이 오는 7월 전에 완성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8월에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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